by최정희 기자
2015.10.01 09:01:45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한국수출입은행(이하 수은) 경영자문위원회 위원의 65%는 정치권 인사로 구성돼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경영자문위원들은 모뉴엘 대출 사기 사건이나 성동조선해양, SPP조선 등 조선사 부실에 대해 대책 마련은 커녕 언급조차 제대로 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박광온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1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 앞서 배포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8년간 수은의 경영자문위원회 구성을 보면 자문위원 중 65%는 정치권과 직간접적으로 연관이 있는 인사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대통령 직속 국가경쟁력 강화위원회 민간위원, 대통령 직속 규제개혁위원회 민간위원, 대통령 정책 자문위원, 대통령 직속 국민경제자문회의 위원 등으로 활동한 이력이 있었다. 대선캠프에서 국민행복추진위원회 힘찬경제추진단장, 정책자문단 등을 맡은 후 인수위원회에서 활동한 인사들도 있었다.
문제는 경영자문위원회가 수출입은행의 금융지원제도, 중장기 발전방향 등 경영 전반에 대해 자문을 제공하기 위해 운영되는데 자문위원이 제역할을 못하고 있단 점이다.
수은이 박 의원에게 제출한 ‘최근 3년간 경영자문위원회 회의안건’에 따르면 히든챔피언 모뉴엘이 지난해 가짜 수출 서류를 근거로 사기 대출을 받은 것이 드러났지만 자문위원들은 이러한 리스크를 심각하게 논의한 적이 없었다.
지난해 12월 11일 개최된 경영자문회의에선 ‘조선 해양산업의 지속가능한 견인’이란 안건을 논의했으나 성동조선해양뿐 아니라 SPP조선, 대선조선 등 조선사 부실에 대해 어떤 지적도 없었고 이에 대한 대책도 마련되지 않았다고 박 의원은 지적했다.
박 의원은 “수은의 부실채권 중 74%는 조선 및 건설업인데 이에 대해 경영자문회의에서 특별한 자문을 구한 적도 없었다”며 회의체 실효성에 문제를 제기했다. 이어 “경영자문위원회가 실질적인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위원 구성 및 운영을 획기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