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방한] "세월호 기억하고 있다"던 교황의 실천

by양승준 기자
2014.08.15 14:43:41

세월호 유족 위로 방한 이틀째 이어져
'노란리본' 달고 15일 대중미사 집전
"세월호 희생자 성모님께 부탁" 기도
미사 직전 세월호 유족과 생존 학생 만가기도

프란치스코 교황이 15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성모승천대축일미사에서 왼쪽 가슴에 ‘노란리본’을 달고 미사를 집전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이데일리 양승준 기자]“기억하고 있다”던 말은 빈말이 아니었다. 프란치스코(79) 교황이 ‘노란 리본’을 달고 세월호 유족을 위로했다.

교황의 세월호 유족 위로는 방한 이틀째를 맞아서도 이어졌다. 한국땅을 밟자마자 “가슴이 아프다”며 세월호 유족들을 위로한 데 이어 첫 대중 미사에 ‘노란 리본’을 달고 세월호 희생자를 위한 기도도 했다.

교황은 15일 오전 대전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성모승천대축일 미사를 집전했는데 왼쪽 가슴에 노란 리본이 달려 있었다. 노란 리본은 세월호 침몰 희생자를 추모하는 의미를 담고 있는 상징이다.



세월호 유족과 만난 교황은 미사 삼종기도에서 희생자들을 위해 기도했다. 교황은 “세월호 침몰 사건으로 인하여 생명을 잃은 모든 이들과 이 국가적인 대재난으로 인하여 여전히 고통받고 있는 이들을 성모님께 의탁한다”고 기도했다. 기도에서 “특히”라는 말로 강조했고, 가장 먼저 세월호 희생자들을 언급했다. 그만큼 신경쓰고 가슴 아파하고 있다는 얘기다.

더 나아가 이를 계기로 한국사회가 통합되길 바랐다. 교황은 “이 비극적인 사건을 통해서 모든 한국 사람들이 슬픔 속에 하나가 되었으니, 공동선을 위해 연대하고 협력하는 그들의 헌신적인 모습을 확인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기도했다.

이뿐이 아니다. 교황방한준비위원에 따르면 교황은 미사를 시작하기 전에 세월호 희생자 유족과 생존 학생 10여 명과 만났다. 제의실에서 따로 만나 직접 위로했다. 이 자리에는 38일간 900km를 걸은 단원고 학생 고 이승현군의 아버지 이호진씨와 고 김웅기군의 아버지 김학일씨 등이 함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교황은 14일 서울공항에 영접 나온 세월호 유족들의 손을 잡고 가슴에 손을 얹으며 슬픈 표정으로 그들의 아픔을 어루만진 바 있다. 교황은 “마음속에 깊이 간직하고 있다. 가슴이 아프다”며 “희생자들을 기억하고 있다”고 말해 유족들의 슬픔을 함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