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강남권 입주물량 '뚝'…강남발 전세난 심화 우려

by박종오 기자
2013.12.04 09:58:32

[이데일리 박종오 기자] 향후 2년간 서울 강남권의 아파트 입주 물량이 급감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내년부터 시작되는 고덕주공 등 대형 재건축 단지의 이주 시기와 겹쳐 강남발 전세난이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4일 부동산 포털인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내년 서울 강남·서초·송파·강동구 등 강남지역의 신규 입주 물량(임대·주상복합 포함)은 총 25개 단지 9367가구로 집계됐다. 이는 올해(27개 단지, 1만2128가구)보다 22.7% 감소한 규모다.

구별로 강남(5640가구)·서초(3251가구)·강동구(476가구) 순으로 입주 물량이 많다. 송파구는 내년에 입주하는 단지가 전무하다. 이들 지역의 입주 물량 감소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2015년 강남권 입주 물량은 내년보다 44.7% 줄어든 4196가구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권 입주 물량이 감소한 가장 큰 원인은 신규 아파트의 주요 공급원인 재건축시장 위축이다. 정부는 2000년대 들어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값 폭등을 막기 위해 각종 규제를 도입했다. 소형 평형 의무 비율, 재건축 기준 연한 강화, 조합원 지위 양도 금지, 개발이익 환수 시행 등이다. 이 때문에 2000년대 중반 이후 강남지역에서는 중단 또는 일정을 연기하는 정비사업장이 늘었다. 최근 3년간 강남지역에서 입주한 아파트는 보금자리주택 등 공공 물량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올해 입주한 재건축 단지도 단 2곳에 불과했다. 강남구 도곡동 래미안도곡카운티(397가구)와 서초구 방배동 방배롯데캐슬아르떼(744가구)에서만 입주가 이뤄졌다. 내년에 입주하는 재건축 단지도 역삼동 역삼3차아이파크(411가구)와 서초동 롯데캐슬 프레지던트(280가구), 성내동 벽산블루밍 파크엔(476가구) 등 3곳 뿐이다.

이 같은 입주 가뭄이 대규모 재건축 단지의 이주 시기와 겹쳐 향후 강남권 전세난을 심화시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8250가구 규모의 고덕주공2~7단지는 이르면 내년 이주를 앞두고 있다. 개포지구(1만2410가구)는 내년 하반기 개포주공3단지 이주를 시작으로 대부분 2015년에 이주할 예정이다. 둔촌주공(5930가구)도 내년 말까지 관리처분계획을 인가받고 2015년 상반기부터 이주를 시작할 계획이다.

권일 닥터아파트 리서치팀장은 “향후 2년간 입주 물량 감소와 대규모 재건축 이주가 맞물려 강남권 전셋값이 폭등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2000년 이후 강남권 입주 물량 추이 (자료제공=닥터아파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