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민재용 기자
2011.01.07 10:04:28
관세인상 이어 4월부터 외환포지션 지준율 인상
칠레 등 이머징 국가 환율전쟁 `가담`
[이데일리 민재용 기자] 헤알화 강세를 억제하기 위한 브라질 정부의 고강도 정책이 이어지고 있다.
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브라질 중앙은행은 헤알화 강세를 억제하기 위해 시중은행의 외환포지션에 대한 지급준비율을 오는 4월부터 인상하기로 했다. 취임전 밝혔던 관세인상 카드에 이은 헤알화 평가 절하를 위한 두번째 고강도 처방이다.
이번 조치로 지난해 말 168억달러에 달했던 브라질 시중은행들의 달러화 매도 포지션은 100억달러 수준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시장도 즉각 반응해 헤알화는 이날 달러당 1.6912 헤알을 기록하는 등 장중 한 때 1.1% 급락하기도 했다.
지난 1일 출범한 호세프 정부는 헤알화 평가 절하를 주요 정책 목표로 삼고 있다. 달러화 대비 고평가된 헤알화가 자국 제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무역수지에도 악영향을 끼친다는 판단 때문이다. 헤알화 가치는 룰라 대통령이 취임한 지난 2003년 이후 무려 108%나 올랐다.
외신들은 올해 브라질의 환시 개입이 계속될 것이며 이같은 환율시장 개입 정책이 남미 등 다른 이머징 국가로 확산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브라질 뿐 아니라 다른 남미 국가들도 달러대비 고평가된 통화로 무역 등에서 손해를 입고 있기 때문이다.
칠레의 페소화 가치는 지난해 미 달러화 대비 53.14% 급등했으며, 페루의 솔화는 25.2% 올랐다. 칠레 중앙은행은 페소화 가치 상승을 막기 위해 환율시장에 직접 개입하겠다는 계획을 지난 3일 밝혔다.
오는 4월 브릭스 정상회담차 중국을 방문할 때 위안화 절상 문제를 중국측에 공식적으로 제기하기로 한 브라질 정부도 이머징 국가들이 이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페르난도 피멘텔 신임 개발산업통상부 장관은 "미중 환율전쟁이 브라질의 무역수지 악화를 가져오고 산업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며 "이는 브라질만의 문제가 아닌 이머징 마켓 전체의 문제"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