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정태선 기자
2009.01.05 11:05:22
[이데일리 정태선기자] 석유화학업계가 불황 터널을 헤쳐나기 위해 `내실 다지기`에 나서고 있다.
실속이 없는 사업은 접고, 경쟁력 있는 사업을 집중 육성하는 한편 중복되는 사업은 한데 묶는 포트폴리오 재편 작업이 한창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 동양제철화학, SK에너지, 호남석유화학 등은 일부 사업부를 분할하거나 인수하면서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LG화학(051910)은 지난해 12월 창호 바닥재 등 건축장식재를 생산하는 산업재 사업부문을 분사하기로 결의했다. 올 4월이면 존속법인 LG화학과 산업재 사업을 전담하는 신설법인 `LG하우시스`로 나뉜다.
회사측은 "선택과 집중을 통해 사업구조를 단순화시키고 전문 사업분야에 대한 경쟁력을 높이는 데 초점이 맞췄다"고 설명했다.
LG하우시스는 독자적인 마케팅과 연구개발 투자를 통해 소비자 중심의 기업으로 재탄생시킨다는 전략이다.
산업재 사업부문은 기존 LG화학의 주력사업과 달리 기업과 소비자간 거래(B2C)를 기반하기 때문에 차별화 된 영업전략과 발빠른 시장대응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산업재 부문을 떼어낸 LG화학은 석유화학, 정보·전자소재,전지 등 나머지 주력사업에 대한 투자와 기술개발에 주력할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들도 "그동안 정체상태였던 산업재부문이 분할을 통해 사업 이질성에서 오는 갈등을 해소하고 본격적 성장을 도모할 수 있을 것"으로 진단했다.
동양제철화학(010060)도 지난주 카본블랙을 생산하는 해외 자회사인 컬럼비안케미컬의 지분 66.75% 전부를 매각키로 결정했다. 인수자는 지난 2006년 컬럼비안 인수시 조인트벤처파트너로 함께 지분 참여했던 사모펀드 OEP사(One Equity Partners).
매각금액은 약 1889억원으로 투자원금 2520억원에 못 미친다. 그러나 이번 매각으로 올 상반기 1800억원이 넘는 현금이 유입되고, 장부가액과 매각금액 차이에서 발생하는 투자자산 처분손실과 지분법 손실 등도 감소할 것이란 전망이다.
아울러 국내 시장점유율 58%를 차지했던 카본블랙 독과점 문제에 따른 공정거래위원회의 시정명령 문제도 자연스럽게 해소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임지수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이번 매각은 글로벌 자동차·타이어 산업의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태양광 에너지라는 성장동력에 자원을 집중하고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했다.
SK에너지(096770)는 지난달 관계사인 SK케미칼이 100% 지분을 보유한 TPA 생산업체인 SK유화를 41억원에 인수하고, 450억원을 추가 출자키로 결정했다.
SK에너지는 TPA(테레프탈산)를 생산하는 SK유화를 인수, 프타분해설비(NCC)에서 시작해 벤젠·톨루엔·자일렌·파라자일렌으로 이어지는 수직계열화로 시너지 효과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SK유화를 매각한 대신 SK케미칼(006120)은 미국의 이스트만과 공동 투자해 아세테이트 생산 합작 법인 `이스트만 화이버 코리아`를 설립하기로 했다. 이스트만 화이버 코리아는 2010년 2분기부터 연간 약 2만7000톤의 아세테이트 토우를 생산할 예정이다.
올초부터 호남석유(011170)화학과 롯데대산유화는 한지붕 아래 뭉쳤다. 호남석유가 롯데대산을 흡수통합한 것. 시너지를 높이고 경영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한 것이다.
이에 따라 통합 호남석유화학은 나프타 생산규모를 기준으로 여천NCC에 이어 국내 석유화학업체 2위에 오르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