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 새해 화두는 "자통법·리스크관리"

by이진철 기자
2008.01.02 11:06:34

증권사CEO 신년사 분석
해외진출 적극 `글로벌 네트워크` 강화
퇴직연금·PI투자·내부시스템 강조 `눈길`

[이데일리 이진철기자] 증권사들이 2일 시무식을 갖고 새해 첫날 업무를 시작했다.
 
증권사 CEO들은 신년사를 통해 올해는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을 앞두고 업계의 판도변화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그에 따른 경영전략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아울러 주식시장도 서브프라임 사태 재발과 인플레이션 우려, 세계경제의 경착륙 가능성 등으로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을 대비해 리스크 관리에도 나서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김성태 대우증권(006800) 사장은 "작년부터 간접투자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자본시장통합법 시행 이후 그 변화가 더욱 가속화될 것이 자명한 상황"이라며 "과거와 똑같은 전략과 영업방식으로는 더 이상 증권업 1위의 위상을 지켜낼 수 없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올해에는 새로운 정부의 출범과 더불어 금산분리원칙 완화, 공기업의 민영화 등 소위 말하는 신자유주의가 정부정책의 근간을 이루면서 작년보다 훨씬 더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면서 "이를 잘 활용해 대우증권이 한단계 더 큰 도약을 하는 기회로 승화시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종수 우리투자증권(005940) 사장도 "올해 주식시장은 서브프라임 사태 재발과 인플레이션 우려, 세계경제의 경착륙 가능성 등으로 변동성이 커져 영업환경이 작년보다 더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특히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을 불과 1년 앞둔 중요한 시점이며, 자본시장 빅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해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박 사장은 "신정부 출범에 따른 금융시장의 구조개편이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우리를 비롯한 증권업계 전체가 예전에 경험하지 못했던 극심한 대외 환경 변화를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사장은 따라서 "이러한 환경 변화에 주도적으로 대처하고, 국내 대표투자은행으로서 확실한 경쟁우위를 점하기 위해 공격적인 성장전략을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남영우 NH투자증권(016420) 사장은 "현실에 안주해 당장의 이익에만 급급하는 증권사는 곧 시장에서 자연스럽게 도태될 것"이라며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에 대비해 경쟁력을 갖춘 증권사로 거듭나기 위한 사활과 명운을 걸고 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사 CEO들은 올해 주식시장의 불확실성에 대비해 내실경영과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은 "글로벌 경제여건을 살펴 본다면 지금까지 견지해 오던 공격적인 영업전략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각의 접근과 자산운용 측면에서도 일정 부분 방향선회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어느정도 내실 위주의 경영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유 사장은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에 대비해 자본의 증액은 물론 새로운 조직의 신설과 인력의 충원 등 한층 빠른 속도의 성장전략이 불가피한 것도 사실"이라며 "따라서 양자의 적절한 조화를 통해 현실로 존재하는 리스크를 관리하면서 미래의 성장동력을 최대화할 수 있도록 우리 모두의 지혜를 모아야 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이어룡 대신증권(003540) 회장도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을 앞두고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경영환경 아래서 철저히 준비하자"면서 "이를 위해서는 재무상태 및 영업실적도 중요하지만 임직원 모두의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변화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조직과 운용자산 규모는 1년 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비약적으로 늘어났다고 평가하고 올해는 리스크 관리와 내부통제를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부회장은 "짧은 기간 동안 국내외로 조직이 크게 확대되고 신규 인력이 대거 늘어남에 따라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면서 "이럴 때 일수록 가장 필요한 것은 시스템화 되어 있는 리스크관리와 내부통제"라고 강조했다.

최 부회장은 "금융감독의 방향도 과거 자기자본비율 위주의 감독에서 리스크 중심으로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면서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으로 투자자보호와 내부통제시스템이 더욱 강화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최 부회장은 특히  "아무리 제도가 잘 되어 있어도 그 제도를 실천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면서 "내부통제의 경우에도 임직원 모두가 철저한 윤리의식과 준법정신을 가지고 스스로 실천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임을 명심해 주시기 바란다"고 임직원들에게 당부했다.


삼성증권과 미래에셋증권 등은 올해 해외진출에도 적극 나서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삼성증권의 경우 상대적으로 취약한 투자은행(IB)부문의 역량 강화를 통해 자기자본투자(PI) 등 신수익원 발굴과 글로벌 네트워크 확대를 가시화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배호원 삼성증권 사장은 "글로벌 투자은행으로 성장을 위해 홍콩지역을 거점으로 대만, 싱가폴 등 동아시아 지역을 아우르는 해외 네트워크 구축사업을 본격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한 "올해 신입사원 채용 규모를 대폭 확대해 향후 자본시장을 이끌어갈 예비 금융전문 인력을 집중 양성할 계획"이라며 "아울러, 인사시스템을 과감하게 혁신해 우리회사 모든 인재들이 최고의 환경에서 일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래에셋증권도 해외시장 진출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최현만 부회장은 "홍콩과 베트남에서는 영업망을 꾸준히 넓혀 나갈 것이며, 인도를 비롯한 신흥시장 진출도 꾸준히 검토해 나갈 예정"이라며 "안정적 포트폴리오 구축을 위해 영국과 미국 등 선진국 시장 진출도 적극적으로 추진해 궁극적으로 명실상부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만들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중견 증권사 CEO들은 간접투자시장 확대에 따른 자산관리부문 강화 등 사업모델 확대에 대한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김우평 SK증권 사장은 "자산관리 특화 금융투자회사의 비즈니스모델로의 전환 성과를 가시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상일 동양종금증권(003470) 사장도 "종합자산관리와 IB업무 역량을 한층 강화해야 한다"면서 "퇴직연금, PI, 장외파생금융상품 분야를 폭넓게 확충하고, 외형성장 못지 않게 내부적 시스템 강화에도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호중 동부증권(016610) 사장은 "리테일에서는 자산관리영업 정착, 온라인사업 강화, 영업점포망 확충 등을 통해 최고의 경쟁력을 구축해야 한다"면서 "리서치와 경영지원 부문 도 영업에 포커스를 맞춰 영업활동에 차질을 빚지 않도록 효율적이고 적절한 지원을 해주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퇴직연금시장 공략에 주력하겠다는 계획을 밝혀 눈길을 끈다.

최현만 부회장은 "앞으로 맞이하게 될 퇴직연금시장은 훨씬 더 클 것이고, 시장참여자들의 증가로 그 경쟁 또한 치열해 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따라서, 퇴직연금시장을 선점하고 시장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전사적으로 역량을 집중시켜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