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윤진섭 기자
2007.10.11 10:17:15
범 LG그룹 투자지연에 GS건설 3분기 실적 악화
LPL 2조5천억원 투자 확정..GS건설 ''관계사 리스크'' 복병
[이데일리 윤진섭기자] GS건설(006360)이 '그룹 관계사 리스크'라는 복병을 만났다. LG필립스LCD, LG전자 등 관계사 공사 물량에 따라 GS건설의 실적이 좌우된다는 설명이다.
GS건설의 올 3분기 실적은 이 같은 분석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GS건설은 지난 3분기에 전년 같은 기간보다 41%나 줄어든 830억600만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순이익도 전년보다 29%나 감소한 1286억8800만원을 올리는 데 그쳤다.
매출 감소도 두드러졌다. GS건설의 3분기 매출은 1조2598억600만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2%나 줄었다. 그나마 누적 신규 수주가 총 7조6756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3%가 늘었다는 게 위안거리다.
GS건설의 3분기 실적이 부진한 것에 대해 업계는 관계사 물량이 크게 줄었다는 점을 꼽고 있다.
실제 GS건설의 경우 LG필립스LCD로부터 큰 비중의 그룹사 물량을 수주해왔고 지난 2004년 약 1조3000억원의 LG필립스LCD 물량을 수주하면서 본격적으로 외형이 성장했다.
그러나 작년 LG필립스LCD가 작년 상반기 공급과잉을 이유로 설비투자 계획을 4조2000억원에서 3조원으로 조정함과 동시에 8G 투자를 지연 결정했다.
결국 그룹사 설비투자 계획이 지연되면서 GS건설의 실적도 곤두박질 쳤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이선일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LG필립스LCD, LG전자 등 관계사의 투자지연으로 추가 수주가 부진한 건축부문의 매출액이 58.2%나 줄어든 것이 GS건설 3분기 실적 부진의 결정적 요인"이라고 밝혔다.
역시 관계사(GS칼텍스, LG석유화학 등) 의존도가 높은 국내 플랜트 부문도 신규수주 지연으로 상반기의 급증세를 이어가지 못했다고 대우증권은 분석했다.
GS건설의 또 다른 그룹사 리스크로는 LG그룹 공사의 의존도에 따라 LG그룹 내에서 건설사를 인수, 혹은 신설할 때에 발생할 수 있는 수주 감소가 꼽힌다.
실제로 LIG손해보험은 건설업체인 건영을 인수, LIG건영을 출범시켜 범 LG가 물량 수주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또 LG그룹도 (주)LG 자회사인 서브원을 통해 건설사업과 리모델링을 중심으로 한 종합건설사업 강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물론 이 같은 또 다른 그룹사 리스크에 대해 반론도 만만치 않다. 업계 관계자는 "GS건설이 현재 가져오는 그룹사 물량은 LG필립스LCD의 클린룸(Clean room)을 비롯, LG텔레콤, LG전자 공사 모두 경험이 필요한 대규모 공사가 대부분"이라며 "LG그룹내 건설사를 육성한다 할지라도 대형공사 위주의 계열사 물량을 소화하기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9일 LPL의 파주 P8 공장에 2조5350억원의 투자를 승인했다는 점은 GS건설 입장에선 그룹 발 호재로 받아들이고 있다.
GS건설은 "LPL이 투자를 결정함에 따라 관련 사업 수주 물량을 점검하고 있다”며 "LPL투자가 본격화됨에 따라 내년 상반기 실적도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밝혔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관계사 물량의 투자 확정이나 지연이 GS건설의 실적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상황"이라며 "관계사 물량 소진에 따른 매출 공백을 메워줄 것으로 예상되는 해외부문 사업이 본 궤도에 올라야 이 같은 그룹사 리스크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