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등 공기업 20곳, 임직원에 특혜대출 `물의`

by이정훈 기자
2006.04.27 09:56:26

건보공단 등 1인당 8천만원까지 무이자 융자
한나라 홍문표 의원 "저리융자 20곳서 2300억 특혜대출"

[이데일리 이정훈기자] 국민연금관리공단과 건강보험공단 등 20곳에 이르는 공기업들이 무이자 또는 지나치게 낮은 이자에 임직원들에게 특혜성 대출을 해주고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27일 총 46개 공기업과 정부산하기관들이 한나라당 홍문표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개 공기업이 임직원들에게 수천만원씩의 주택구입, 전세자금을 특혜에 가까운 수준으로 대출해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수산물유통공사와 대한광업진흥공사, 국민연금관리공단, 국민건강보험공단, 한국원자력연구원 등은 직원 1인당 최대 8000만원까지 주택구입과 임차자금을 무이자로 융자해주고 있다.

또 한국석유공사는 연 1.5%금리를, 한국수자원공사와 부산항만공사는 연2%, 국민체육공단은 연2.5%, 인천항만공사와 한국컨테이너부두공단, 한국조폐공사, 대한지역난방공사, 대한주택보증, 한국도로공사, 한국수출보험공사, 한국토지공사, 한국농촌공사, 한국자산관리공사 등은 3%수준의 대출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이들 20곳의 공기업이 무이자 또는 저리 대출해준 주택지원자금은 누적으로 총 2300억원에 이른다.



기관별로는 한국토지공사 659억원, 한국도로공사 494억원, 국민건강보험공단 421억원, 한국농촌공사 172억원, 농수산물유통공사 111억원, 한국수자원공사와 국민연금관리공단 82억원, 한국석유공사 75억원, 국민체육진흥공단 62억원 수준.

이같은 저금리 특혜대출에 대해 감사원은 지난 99년과 2000년 두 차례 감사에서 임직원에 지원하는 주택자금 이자율을 국민주택기금의 대출금리 수준을 고려해 합리적으로 조정토록 권고한 바 있다.

당시 국민주택기금 대출금리는 7.5% 수준이었고 현재에는 5.2~5.8%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같은 실태는 주택자금 등의 대부이자율을 국민주택기금 대출금리 수준으로 조정하고 불합리한 복리후생비는 폐지, 축소해 편성하라는 정부투자기관 예산편성지침에도 정면으로 위배되는 것.

또한 학자금 대출 금리는 국립공원관리공단(연 5%)을 제외한 46개 공기업에서 총 2644억원을 무이자로 대출해 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홍문표 의원은 "감사원 지적사항도 무시하고 자사 임직원들에게 이같은 특혜를 주는 것은 공기업의 본분을 망각한 것"이라며 "국민 혈세를 지원받아 운영되고 있는 기업들인 만큼 자신에 보다 더 엄격한 자세와 공적인 책임의식을 보여야 하는 것이 국가와 국민에 대한 도리"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