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희석 기자
2000.06.21 19:06:02
◇옥션(-900원, 6만1900원)
등록 이후 4일간 불안한 상한가 행진을 이어갔던 옥션이 결국 5일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날도 하락세로 출발하는 등 불안한 모습은 여전했다. 이후 개인과 외국인의 매수세로 상승세를 지켰지만 장 마감 직전 지수가 크게 밀리면서 옥션도 함께 떨어졌다.
등록 이전부터 관심의 대상이었던 옥션이 이처럼 약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기관의 매도세 때문이다. 기관은 5일동안 옥션 주식을 무려 91만주나 순매도했다. 금액으로 따지면 441억원에 달한다. 기관은 공모 청약에서 받아간 물량을 거의 다 내놓은 셈이다.
H투신 한 관계자는 "대부분의 기관은 옥션의 적정가치를 높게 평가하고 있지 않다"며 매도 배경을 설명했다. 대한투신이 최근 옥션의 적정가치를 공모가격인 4만원에 크게 못미치는 2만3000원으로 제시한 게 이같은 분위기를 반영하고 있다.
하지만 옥션의 가치가 이처럼 낮은 것만은 아니다. 평가기관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이 가운데 주로 외국계 증권사의 점수가 매우 후한 편이다. 크레디리요네증권은 최근 옥션의 12개월내 목표주가를 12만2000원으로 제시했다. 외국인투자자도 이번주 들어 옥션의 주식을 지속적으로 순매수하고 있다.
L증권 애널리스트는 "옥션은 다른 인터넷업체들 처럼 적자를 내고 있지만 경매라는 경쟁력있는 수익모델을 갖고 있어 내년 하반기부터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한 시장관계자는 "등록하자 마자 너무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주가 상승세가 강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프로칩스(↑510원, 4840원)
전일 100만주(3.30%)의 대규모 자사주 취득 공시에도 불구하고 상한가에 오르지 못한 프로칩스가 자사주 재료에다 대규모 수출설까지 돌면서 장 막판 순식간에 상한가에 진입했다. 상한가 매수 잔량도 23만주를 넘어섰다. 거래량은 지난 4월 이후 가장 많은 350만주에 달했다.
시장 관계자들은 "프로칩스의 주가가 최근 횡보를 보이고 있지만 자사주 취득 등의 재료를 갖고 있어 상승세는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세보엠이씨(↑780원, 7330원)
세보엠이씨(옛 세보기계)가 반도체 업황의 호조 기대로 연일 상승세를 타며 전고점을 가볍게 넘어섰다.
세보엠이씨는 최근 하루 거래량 30~40만주의 절반 수준인 16만7386주가 거래되며 가격제한폭까지 올랐다. 비교적 저항없이 지난 3월28일 기록한 전고점(장중고점 6800원)을 간단히 돌파한 것.
이날 상한가를 기록함에 따라 세보엠이씨는 지난 5월29일 2520원을 바닥으로 7330원까지 무려 190.8% 급등했다.
이러한 초강세는 반도체업계의 호황이 지속되며 설비투자가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이란 기대가 강하게 작용했기 때문이다.
세보엠이씨는 반도체클린룸 및 DUCT공사를 수행하는 전문 건설업로 삼성물산 등 대기업 공사물량이 충분한데다 삼성전자로부터의 반도체 시설 공사를 수주할 가능성이 높다는 기대가 투자심리를 부추겼다.
신한증권의 김동원 연구원은 "반도체 시장이 좋다고 하지만 단기 급등했기 때문에 추격매수는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재스컴(↑970원, 9070원)
한전 케이디엔과 206억원 상당의 중소용량 광다중화장치(FO-MUX)를 공급키로 계약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상한가를 기록했다. 공급기간은 내년 6월말까지로 외형 신장에 도움이 될 것이란 기대가 투자심리를 부추겼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번 계약건이 사전에 예견됐던 일이라며 시장이 과민하게 반응한 것으로 풀이했다. 지난해 한전측이 개발하면 사주겠다는 언질이 있었기 때문에 전혀 새로운 재료가 아니라는 것이다.
D증권의 애널리스트는 "주가에 이미 반영된 상태에서 공시가 나오자 단타매매하는 투자자들 사이에 속도 경쟁이 붙어 매수세가 몰린 것"으로 풀이했다. 그는 현재 주가가 적정가 수준이라 추가 상승 가능성은 적다고 덧붙였다.
다음달부터 주식 전환이 가능한 전환사채(CB) 및 신주인수권부사채(BW)도 주가상승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오는 7월21일 BW 36만주, 28일 CB 210만주, 8월30일 BW 121만주 등 총 367만주가 주식으로 전환 가능하다.
이들 사채의 주식 전환가는 평균 8500원 수준으로 주가가 1만원을 넘을 경우 주식으로 전환돼 주가상승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 사이의 중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