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내대표 이임 이인영 "패트 막판 협상, 제일 아쉬워"

by유태환 기자
2020.05.03 14:20:56

3일 임기 마무리 앞두고 기자간담회 개최
"협치 새 마당 못 만들어 두고두고 아쉬워"
"지금 개헌 논란으로 국력 소진 이유 없어"
"총선 이겼다고 안주하면 무덤 앞에 선다"
"이등병 자세로 코로나 경제 대전 임할 것"

[이데일리 유태환 기자]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3일 “제일 아쉬웠던 부분들은 여전히 패스트트랙(신속처리대상안건) 과정이다”고 말했다. 최종 협상을 이끌어낼 기회가 있었지만 연동형비례대표제 도입을 골자로 하는 공직선거법과 검찰개혁법 처리 과정에서 끝내 자유한국당(미래통합당의 전신)과 접점을 찾지 못한 데 대한 안타까움을 나타낸 것이다.

이 원내대표는 임기 마무리를 앞두고 이날 국회에서 개최한 고별 기자간담회를 통해 “국민께 약속한 공존의 정치, 협치의 새 마당을 만들지 못한 것은 두고두고 아쉽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원내대표는 “작년 11월 말 나경원 전 한국당 원내대표, 오신환 전 바른미래당 원내대표와 마지막으로 협상할 기회가 있었는데 황교안 전 통합당 대표가 노숙 단식에 돌입하면서 협상의 문이 닫혔다”며 “결국 태극기 부대와 극우세력이 국회에 난입하는 모습을 보고 단호해야 한다는 마음을 먹었다”고 설명했다.

앞서 이 원내대표와 나 전 원내대표, 오 전 원내대표는 지난해 11월 한미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 협상 문제에 초당적 목소리를 내기 위해 방미길에 올랐다. 하지만 황교안 전 대표가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반대와 패스트트랙법안 처리 저지를 명분으로 내걸고 단식에 돌입하면서 여야 간 패스트트랙 물밑 협상의 길이 막혔었다.

이 원내대표는 떠나면서도 오는 8일 본회의를 열어 민생법안을 처리하자고 야당에 호소했다. 그는 “한 번 더 본회의가 열려서 국민을 위한 법, 민생을 위한 법을 하나라도 더 처리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다만 9일이 처리 시한인 국민발안제 도입을 위한 헌법개정안 표결에 대해서는 “절차적 종료 과정이 이뤄지면 좋겠다는 취지”라며 “내용적 관철을 위해서 하자는 게 전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지금 개헌논의를 할 때도 아니지 않느냐”며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로부터 시작되는 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 전력을 다할 때인 데 불필요한 개헌 논란으로 갈등이 생기거나 국력을 소진하는 과정으로 들어갈 이유는 전혀 없다”고 일축했다.

국민들이 민주당과 더불어시민당에 180석을 몰아준 압도적인 21대 국회의원 총선거 결과에 대해서는 겸손함을 강조했다. 이 원내대표는 “총선에서 이겼다고 운명의 앞길이 저절로 열릴 일은 없다”며 “안주하면 머지않아 우리는 무덤 앞에 서게 될 것이고 혁신하면 푸른 초원을 내달리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다행히 코로나19 방역 과정에서 국난 극복을 위한 국민의 진심이 모였고 우리 진심도 국민에 전해졌다”며 “정치전술이나 선거전술이 아니라 국난 극복을 향한 우리의 진정성이 조금은 반전 기회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자부심을 가진다”고 했다.

한편 이 원내대표는 향후 행보에 대해 “이등병의 자세로 코로나19 경제 위기 전선에 임할 것”이라면서, 오는 8월로 예정된 전당대회 출마 여부를 묻는 질문에도 “이등병이 전당대회에 나서지는 않는다”고 웃음으로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