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쌍용 코란도 정통 SUV 계보이어야..‘티란도’는 안된다

by오토인 기자
2019.02.20 09:00:00

[이데일리 오토in] 카가이 박성민 기자= 소형 SUV 티볼리의 성공으로 쌍용자동차는 기사회생의 기회를 얻었다. 티볼리 효과에 렉스턴 스포츠까지 가세하면서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쌍용자동차가 또 한 번의 도약을 준비한다. 이달 26일 등장할 신형 '코란도'가 관건이다. 코란도는 한국 정통 SUV의 계보를 잇는 차량이다. 국내에서도 골수 팬이 꽤나 많다. 브랜드 이미지 역시 좋은 편이다. 1974년 시작해 지금까지 40년 넘게 이어졌다. 브랜드 역사는 국내 어떤 차종보다 길다고 할 수 있다.

코란도는 ‘코리아 캔 두잇 (Korea can do it)’ 의 약자다. 도전의 역사로 점철된 한국 현대사에서 긍정의 메시지를 전달한 코란도가 쌍용차를 흑자 전환시키는 반전을 가져와야 한다. 풀체인지 모델 출시를 앞둔 코란도가 지녀야할 숙명이다.

틈새시장 공략하던 쌍용차, 레드오션서도 통할까?

쌍용차의 성공 요인으로는 틈새시장을 제대로 공략했다는 점이 꼽힌다. 티볼리의 경우 소형 SUV 시장이 채 갖춰지기 전에 출시되면서 시장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국내 유일의 픽업트럭인 렉스턴 스포츠와 정통 픽업 칸 역시 여전히 독점을 유지하고 있다. 또 대형 SUV 라인업인 G4 렉스턴은 펠리세이드가 나오기 전까지 경쟁자는 기아 모하비가 전부였다. 여기에 저렴한 가성비까지 챙겨 꾸준한 상승 곡선을 탄 게 당연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신형 코란도의 성공을 섣불리 판단하기엔 난관이 많다. 코란도가 속한 C세그먼트 SUV 시장은 일명 레드오션이다. 소비자들에게 또 다른 선택지가 너무 많다는 의미다. 코란도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전략이 필요할까?

코란도 성공을 위한 전략은?

쌍용자동차의 성공 사례를 살펴보자. 티볼리의 성공에 이은 G4 렉스턴 인기 비결은 가성비 전략이 통한 것으로 분석된다. 소비자들이 비교차종으로 생각한 모하비와 기본 모델 가격을 비교해보면 무려 500만원 정도 차이가 난다. 이는 대형 SUV를 구매하고자 하는 고객에게 꽤나 매력적인 조건이다. 싼타페에 상위 옵션을 조금 추가한 가격과 비슷했다. 즉 중형 SUV 값으로 한 단계 윗 급의 대형 SUV를 구매할 수 있었던 가격 전략이다. G4 렉스턴이 꾸준한 관심을 받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한 단계 윗 급의 디자인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코란도의 경쟁 차종을 살펴보자. 가장 강력한 상대로 현대 투싼과 기아 스포티지가 떠오른다. 다행스럽게 두 차량은 모두 모델 체인지 주기가 다가온 구형 모델이다. 더 이상 사람들의 관심을 받는 ‘핫’ 한 차량은 아니라는 얘기다. 코란도가 제대로 나온다면 그 관심은 오로지 코란도의 몫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쌍용차의 성공 방정식을 살펴봤을 때 코란도 성공을 위해서는 디자인이나 편의장비 등이 기존의 C세그먼트 SUV보다 한 단계 높아야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가성비가 높은 것도 구매로 이어질 매력 포인트라는 것을 이미 소비자의 선택으로 확인한 바 있다. 쌍용차의 미래를 책임질 코란도가 어느 정도의 가성비를 챙겨 출시할지 벌써부터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쏟아지는 이유다.

정말 티란도(티볼리+코란도) 일까?

코란도 출시가 목전에 다가오면서 이곳저곳에서 소문이 무성하다. 그만큼 코란도에 대한 관심이 높다. 코란도는 티볼리와 플랫폼을 공유한다. 티볼리 플랫폼을 조금씩 늘려 준중형 SUV로 만든 것이다. 문제는 ‘티란도’ 라는 별명이 벌써부터 나온다는 점이다. 티란도는 코란도가 '티볼리 디자인을 승계하면서 차체를 조금 더 키운 SUV'라는 의미다. 왜 이러한 별명을 듣게 됐을까?

이유는 컨셉트카의 사진을 보면 알 수 있다. 실루엣만 보이는 사진을 보면 티볼리와 묘하게 닮았다. 티볼리로 큰 성공을 거두었으니 어느 정도 비슷한 디자인 요소를 사용했을 가능성이 크다, 더욱이 티볼리와 같은 쌍용차 평택공장 생산라인에서 조립된다. 그래서인지 이런 우려석인 목소리가 적잖다.

앞서 지적했던 것처럼 코란도가 티볼리 차체를 불려 놓을 듯 큰 차이 없이 나온다면 성공 여부는 예측하기 힘들다. 이런 우려의 결말은 26일 신차발표회에서 판가름 난다. 요즘 해외에서 부진한 현대기아는 호시탐탐 쌍용차의 내수 시장을 엿보고 있다. 거대한 연구개발 조직과 판매망을 앞세워 내수에서 그나마 버티던 쌍용차를 낼름 잡아먹겠다는 심산이다. 자본주의의 성공 원인은 끝 없는 경쟁이다. 인정이던 남의 사정을 봐 줄게 없는 셈이다. 소비자는 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 밖에 없다. 다윗과 골리앗의 승자는 누가될까? 쌍용차 코란도의 성공을 응원하고 싶다. 결과는 코 앞에 닥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