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이순용 기자
2017.09.25 08:54:13
내쉬는 호흡인 ‘날숨’을 채집해 분석한 결과... 정확도 75% -
1기 폐암 수술 생존율 70% , 3기 폐암 수술 생존율 30%, 조기 진단이 폐암 생존율에 큰 영향 미쳐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폐암은 증상이 나타날 때쯤에는 이미 수술이 어려울 정도로 진행된 경우가 많고, 말기에 이르기 전까지 증상이 거의 없는 환자의 비율도 적지 않다. 건강 검진에서 폐암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공인된 선별검사(스크리닝)도 없어 진단이 늦으며, 그만큼 사망률도 높다. 1기에 수술 받은 환자의 5년 생존율이 70%인데 비해 3기 이후 수술 받은 폐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은 수술 기법이 발전한 지금도 30%에 불과할 정도다.
그런데 앞으로는 폐암의 조기 진단율이 크게 높아질 수 있을 전망이다. ‘숨만 쉬어도’ 폐암인지 여부를 판단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검사법이 국내 의료진과 연구팀에 의해 개발됐기 때문이다.
분당서울대병원 흉부외과 연구팀(전상훈 교수, 장지은 박사)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이대식 박사 연구팀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호기가스 폐암 진단 검사법’을 개발했다고 25일 발표했다. 호기가스는 내쉬는 호흡인 ‘날숨’을 의미하는 것으로, 폐 속의 암세포가 만들어내는 휘발성유기화합물을 센서가 분석해 알려주는 방식이다.
전 교수는 호흡과 관련한 단백질인 ‘시토크롬 P450 혼합산화효소’가 폐암 환자에게서 활성화되면 특정한 휘발성유기화합물의 분해를 가속하고, 이를 검출하면 폐암을 진단할 수 있을 것이라는 가정으로 연구를 시작해 이를 ‘바이오마커’로 만드는데 사실상 성공했다.
연구팀은 폐암 환자 37명과 정상인 48명의 날숨을 채취하고, 이를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이 개발한 전자 코(Electronic nose)에 내장된 다양한 화학 센서로 데이터화했다. 이번 연구에 적용된 ‘전자 코’는 폐암 환자 판별에 적합한 데이터를 추출할 수 있도록 스스로 학습하는 기계학습모델을 도입해 점차 스스로 최적화하는 인공지능시스템의 요소도 구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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