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조태현 기자
2010.12.20 10:20:02
삼성전자, 가전사업 강화가 최우선
LG전자, 휴대폰 역량 강화에 초점
''R&D 인력 중용''과 ''신사업 발굴'' 등은 양사의 공통적인 특징
[이데일리 조태현 서영지 기자] 전자업계의 양대산맥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2011년을 위한 임원 인사와 조직개편을 마무리했다.
두 회사의 인사 및 조직개편의 공통적인 특징은 연구개발 조직 강화 등 현장을 중시했다는 점이다. 또 신사업과 각 지역 사업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도 포함됐다.
아울러 두 회사는 '전략적 인사'를 통해 각자의 취약점을 보완하는 데 주력했다. 삼성은 가전사업 부문을, LG는 휴대폰사업 부문을 보강하는 데 이번 인사의 초점을 맞췄다.
삼성전자(005930)는 지난 10일 2011년 경영을 위한 조직개편과 보직인사를 시행했다. 지난해와 올해 대규모 조직개편을 단행했던 것과 달리 큰 변화없는 소폭의 조직개편이었다.
가장 큰 특징은 에어컨 사업을 담당하는 DAS(디지털 에어 솔루션) 사업팀과 오는 1월1일 자로 합병이 예정된 삼성광주전자를 생활가전사업부로 통합한 점이다.
글로벌 IT 기업인 삼성전자의 약점은 국내에서 만년 2위에 머무르고 있는 가전사업으로 꼽힌다. 이번 조직개편은 삼성전자의 마케팅 역량을 총동원해 가전사업의 조기 일류화에 나서기 위한 복선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새해에는 가전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별도의 조치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외국 영업 거점에 대한 재편도 진행됐다. 중동구 시장 공략을 위해 완제품 사업 부문 내에 중동구 담당이 신설됐다. 이는 지난해 아프리카 총괄을 신설한 데 이은 조치다.
또 완제품 지원과 부품 지원의 연구소를 분리했다. 이를 통해 반도체·LCD·TV 등 1등 제품은 2위와의 격차를 더욱 벌리며, 휴대폰·가전 등은 1위 추격에 박차를 가한다는 전략이다.
LG전자(066570)는 예년보다 조직개편을 일찍 단행했다. 구본준 부회장 체제로 바뀐 후 시간을 끌 것 없이 신속하게 내년을 준비한다는 전략인 셈이다.
LG전자 역시 약점을 강화하기 위한 조직개편을 진행했다. 올해 최악의 실적 주범으로 꼽히는 휴대폰 경영진을 대폭 물갈이한 것. MC사업본부장 겸 스마트폰사업부장에 박종석 부사장을 임명했으며, MC한국사업부장을 담당했던 조성하 부사장을 유럽지역대표로 보직 이동했다.
사실상 MC사업본부를 이끌던 최고위층을 대거 교체한 것이다. 이를 통해 내년에는 그동안 부진했던 스마트폰 사업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아울러 에어컨 등을 담당해왔던 AC사업본부의 명칭을 AE(Air-Conditioning & Energy Solution)사업본부로 바꾸고, 노환용 AE사업본부장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켰다.
에어컨 사업뿐만 아니라 최근 시장이 급격히 성장하고 있는 공조 시스템 사업을 공략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임원인사에서는 연구개발 등 현장에서 활동해 온 인물들의 비상(飛上)이 눈에 띈다. 남용 부회장 시절의 LG전자는 현장이 비교적 소외당했다는 평가를 들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