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러·극우 후보 돌풍에…루마니아, 5월 4일 대선 재실시

by이소현 기자
2025.01.09 07:33:10

EU·나토 회원국에서 친러 후보 돌풍
대선 1차 투표서 깜짝 1위 차지
''러 개입 의혹''…헌재, 재선거 명령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루마니아가 대통령 선거를 오는 5월 4일에 다시 치르기로 합의했다.

클라우스 요하니스 루마니아 대통령이 2024년 12월 23일 루마니아 대통령궁에서 열린 취임 선서식에서 마르셀 치올라쿠 루마니아 총리와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로이터)


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루마니아 3당 연합정부는 대통령 재선거와 관련해 이같이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1차 투표를 치른 뒤 과반을 확보한 득표자가 없으면 2주 뒤인 5월 18일 결선 투표에서 최종 당선자를 가린다.

루마니아는 최근 무효 논란이 불거진 대선에서 극우 정치 세력의 급부상으로 정치적 혼란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11월 24일에 치러진 대선 1차 투표에서는 친러시아 성향의 극우 후보 컬린 제오르제스쿠가 깜짝 1위를 차지했다.



유럽연합(EU)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이자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댄 루마니아에서 친러·반나토 성향의 극우 후보가 돌풍을 일으키며 결선 투표에 진출하자 정치적 혼란에 빠졌다.

제오르제스쿠 후보의 예상 밖 선전을 놓고 선거법 위반과 러시아 개입 의혹이 불거지자 루마니아 헌법재판소는 전례 없는 조치로 결선 투표를 이틀 앞두고 대선 1차 투표를 무효로 결정하고 재선거를 명령했다.

이에 작년 12월 1일 실시된 총선에선 사회민주당(PSD)이 득표율 1위에 올랐지만, 과반 의석 확보에는 실패했다. 이에 반해 극우 정당과 반체제 정당, 친러시아 성향의 정당이 전체 의석의 약 35%를 차지했다.

극우·반유럽 세력의 부상에 사회민주당(PSD), 국민자유당(PNL), 헝가리인 민주연합(UDMR) 등 친유럽 성향의 정당들은 극우 세력을 배제한 연정 구성에 합의했다.

이날 집권 연정은 현재 의회의 3분의 1가량을 장악하고 있는 극우 세력의 당선을 막기 위해 대선 재선거에 단일 후보로 크린 안토네스쿠 전 국민자유당 대표에 대한 지지를 재확인했다.

클라우스 요하니스 대통령은 재선거를 통해 새 대통령이 선출될 때까지 대통령직을 수행할 예정이다. 루마니아는 이원집정부제 국가로 총리가 행정 실권을 가지지만, 대통령은 외교·국방 관련 사안을 책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