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스톱 공매도'로 손실본 멜빈 캐피털, 펀드 접는다

by김혜미 기자
2022.05.19 09:26:14

게이브 플롯킨 창업자 "투자금 돌려주기로 결정"
"17개월간 힘들었다…최근 수익률 기대에 못미쳐"

[이데일리 김혜미 기자] 지난해 밈 주식(소셜미디어에서 화제가 된 주식) 랠리로 수십억달러의 손실을 본 멜빈 캐피털 매니지먼트가 결국 펀드 정리 의사를 밝혔다.

사진 멜빈캐피털 홈페이지 캡처
1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게이브 플롯킨 멜빈 캐피털 창업자는 고객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힘든 시간을 보내왔으며, 투자금을 돌려주기로 결정했다고 공지했다.

그는 서한에서 “지난 17개월은 우리 회사와 여러분, 투자자들에게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힘든 시간이었다”면서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주었지만 최근 수익률은 여러분이 기대한 만큼 충분하지 않았다. 이제 나는 외부 자본 관리에서 한 발짝 떨어질 필요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멜빈 캐피털은 지난 2021년 1월 미국 게임 소매업체인 게임스톱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보고 공매도 포지션을 구축했으나,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에서 결집한 개미투자자들이 게임스톱 주식을 매수하기 시작하면서 큰 타격을 입었다. 개미들의 결집으로 게임스톱 주가는 한때 2400% 급등하기도 했다.

이로 인해 지난해 1월 멜빈 캐피털이 공매도로 날린 돈은 68억달러(한화 약 8조7000억원)에 달했으며 대형 헤지펀드 시타델 등으로부터 긴급 자금을 수혈받기도 했다. 이후 손실 만회를 위해 노력했지만 지난해 전체로는 39.3%의 손실을 기록했다. 올들어서도 시장 침체와 기술주 급락 여파로 수익률이 23% 하락했다. 4월 기준 멜빈 캐피털의 자산규모는 78억달러다.

멜빈 캐피털의 펀드 폐쇄 결정은 한때 헤지펀드 업계에서 최고의 매니저 중 한 명으로 인정받아온 플롯킨에게 냉혹한 전환점이 되고 있다. 플롯킨은 한때 스티브 코헨의 SAC 캐피털 매니지먼트에서 승승장구하며 투자자들에게 이름을 알렸고, 2021년 초까지만 해도 연평균 수익률 30%를 달성한 실력있는 매니저로 평가받은 바 있다.

사진 AF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