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권소현 기자
2016.05.20 09:07:42
FMC테크-테크닙 M&A 합의…세계 2위 유전서비스社 탄생
본사 영국에 두기로 하면서 논란
[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세계 유전서비스를 이끄는 미국과 프랑스 업체가 손을 잡았다. 양사는 저유가 국면에서 생존하기 위한 선택이라고 항변하지만 본사를 영국에 두기로 하면서 세금회피를 위한 것 아니냐는 비난을 면치 못하고 있다.
미국 FMC테크놀로지스와 프랑스 테크닙은 19일(현지시간) 합병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매출액 기준으로는 세계 2위의 유전서비스 업체가 탄생하게 된다. 시가총액은 130억달러(약 15조4440억원)에 달한다.
통합법인 이름은 테크닙FMC로 할 예정이며 파리증권거래소와 뉴욕증권거래소에 모두 상장할 예정이다.
2014년 중반 이후 유가가 급락하면서 유전 서비스 기업도 상당한 타격을 입었다. 원유 채굴과 생산업체들이 계약조건을 재협상하자고 요구하기도 하고 비용절감을 위해 계약을 취소하는 사태도 잇달았다. 이에 따라 여러 유전서비스업체들이 침체기를 견뎌내기 위해 인수합병(M&A) 모색에 나섰다. FMC와 테크닙의 합병도 같은 맥락이다.
합병 법인의 최고경영자(CEO)를 맡을 더그 퍼르데히르트 FMC 사장은 “두 기업이 합치면서 비용을 줄이고 고객에 대한 서비스는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가총액 기준 유럽 최대 유전서비스 업체인 테크닙은 지난 2년간 M&A 대상을 꾸준히 물색해왔다. 파이프라인을 더 확보하고 원유 인프라 건설 사업을 다각화하기 위해서다. 2014년 프랑스 지질조사업체인 CGG를 15억유로에 인수하려다 포기한 바 있다.
다만, 본사를 영국에 두기로 한 것 때문에 세금회피 목적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테크닙FMC는 영국에 본사를, 파리와 휴스턴, 런던에 각각 영업 본부를 운영하기로 했다. 미국 기업인 FMC 입장에서는 세금절감 효과가 분명히 있다는 분석이다.
퍼르데히르트 FMC 사장은 “합병 법인이 어느 정도 세율을 적용받을지는 아직 모른다”며 “돈을 벌면 그 곳에서 세금을 낼 것이기 때문에 세금은 주요 요인이 아니다”라고 해명했지만 비난 여론은 상당하다. 미국이 이같은 목적의 M&A를 막기 위한 법안을 도입했고, 이로 인해 화이자-앨러간이 M&A를 취소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