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축용임대 금융주간사 졸속 선정 논란

by윤진섭 기자
2007.09.21 11:32:36

서울자산운용 6개 PF ''싹쓸이'', 경쟁없이 선정돼
5개 PF 금융기관 신청 전무..졸속 행정 논란 빚을 듯

[이데일리 윤진섭기자] 비축용 임대주택 시범사업 금융주간사 선정을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11곳 시범 사업지 중 5개 단지는 금융주간사 신청이 전무했고, 나머지 6개 단지도 1개 금융회사만을 두고 심사가 이뤄져 졸속 선정이라는 지적이다.

또 6개 단지도 2개 금융회사가 신청했지만 1개사는 신청보증금 조차 내지 않아 실격 처리돼 사실상 수의계약 형태가 됐다.

21일 건설교통부는 올해 추진할 비축용 임대주택 시범사업의 금융주간사 신청을 받은 결과 서울자산운용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서울자산운용은 출자 3000억원, 주택기금 융자 4200억원으로 총사업비 7200억원을 마련해 남양주 별내(882가구), 고양 삼송(1080가구), 파주 운정(1460가구), 수원 호매실(2460가구) 등 4개지구(6개단지)에서 총 5882가구를 건설할 계획이다. 


그러나 금융주간사 선정에 대해 선정 기간, 선정 방식 등이 졸속으로 이뤄졌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주공과 토지공사에 따르면 수원 호매실과 고양 삼송 등 6개 택지개발지구 11건의 PF사업 가운데 5건에는 참여 의향을 밝힌 금융주간사가 전무했다.
 
또 사업자가 선정된 6건의 PF도 서울자산운용 1개사를 대상으로 단독으로 심사가 이뤄졌다. 최초 신청사는 서울자산운용과 A금융회사였지만 A사의 경우 신청보증금 자체를 내지 않아 실격 처리됐기 때문이다.

주공 관계자는 "A사의 경우 사업자 신청의 기본인 신청보증금 조차 내지 않고, 은행권 확약서만 제출해 심사 대상에서 탈락했다"라며 "1개사만을 대상으로 심사위원회를 개최해 우선협상자로 선정했다"고 말했다.

결국 금융권의 냉담한 반응 속에 서울자산운용과 수의계약 형태로 주간사를 선정하는 모양새가 된 셈이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 금융권은 주간사 공모기간이 턱없이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토공과 주공은 1조4900억원에 이르는 비축임대사업 시범 PF사업을 진행하면서 제시한 주간사 공모기간은 2주일에 불과했다.

토공 관계자는 “공모기간은 2주일에 불과했지만 비축용 임대에 대한 사전 홍보가 이뤄진 상황이여서 주간사로 선정을 위한 준비기간은 충분했다고 본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금융기관 관계자는 “임대주택법의 국회통과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시범사업에 대한 구체적인 규모나 일정이 제대로 파악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한편 주택공사와 토지공사는 이 같은 결과에 대해 당혹해 하고 있다. 주공과 토공은 민간 SOC사업에 비해 지나친 인센티브라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파격적인 유인책을 내놨지만 정작 금융권의 반응은 냉담했기 때문이다.

실제 주공과 토공은 투자자금의 원리금 보장뿐만 아니라 건축비도 임대주택 규모(공급기준 99~106㎡)에 상관없이 3.3㎡당 360만원으로 제시했다. 

취득, 등록세 감면은 물론 SPC에 제공되는 땅값도 조성원가의 85%에 매각토록 돼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수익률을 12% 안팎으로 제시했다.

주공 관계자는 "당초 많은 금융기관이 주간사 신청에 관심을 표명했지만 결국 1개사만 신청하는 등 공모실적이 저조해 내부적으로 당혹스러워했다"며 "단독 금융사가 1조원이 넘는 사업을 주간하는 것에 따른 부담이 큰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