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긴 코인까지 '탈탈' 털렸다...경복궁 낙서 사주범의 최후

by김혜선 기자
2024.11.07 07:02:36

가상자산, 골드바 등 8500만원 상당 몰수보전

[이데일리 김혜선 기자] 불법 사이트를 홍보하기 위해 경복궁에 낙서를 하도록 사주한 30대 남성이 8500만원 상당의 범죄 수익을 감췄다가 검찰에 덜미가 잡혔다.

지난해 12월 16일 낙서 피해를 당한 경복궁(아래)와 복구된 경복궁. (사진=연합뉴스)
6일 서울중앙지검 범죄수익환수부(부장검사 유민종)는 A씨와 자금세탁범 등 4명을 자금세탁범죄로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고 밝혔다.

검찰은 A씨가 숨겨둔 가상자산과 골드바 등 8500만원 상당의 범죄수익도 몰수보전했다. 몰수보전은 범죄 피의자가 확정판결을 받기 이전에 몰수 대상인 재산을 함부로 처분하지 못하도록 금지하는 조치다.

A씨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5월까지 자신이 운영 중인 불법 영상공유 사이트에 불법 도박 사이트 광고를 게시해 주는 대가로 받은 2억 5520만원 상당의 범죄 수익을 가상자산 등으로 세탁한 혐의를 받는다. 함께 기소된 3명은 수수료를 받고 A씨의 범죄 수익을 세탁한 후 전달한 혐의다.



앞서 A씨는 지난해 10대 학생들에 ‘낙서를 하면 돈을 주겠다’며 경복궁 영추문과 국립고궁박물관, 서울경찰청 동문 담벼락 등에 불법 사이트를 홍보하는 낙서를 하도록 시켰다. 이 낙서로 경복궁 복구비는 약 1억 3000만원이 소요됐다.

하지만 A씨는 보유 중인 자산이 전혀 없다고 수사기관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검찰은 지난 7월부터 포렌식 분석과 압수수색 등을 실시해 A씨가 약 2500만원의 가상자산을 보유한 사실을 확인하고 몰수보전했다.

또 가상자산을 추적한 결과 A씨가 가상자산 등 합계 약 5500만원의 자산을 보유한 사실을 추가로 확인해 몰수보전했다. 자금세탁범의 주거지에서도 약 500만원 상당의 골드바 1개를 추가 압수했다.

검찰은 “범죄자들이 범죄로부터 1원의 수익도 얻지 못하도록 자금세탁범죄를 엄단함과 동시에 범죄수익을 철저히 환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