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대, '뉴턴·아인슈타인 표준중력 붕괴' 새로운 증거 찾아
by강민구 기자
2024.01.09 09:00:00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세종대는 채규현 물리천문학과 교수가 장주기 쌍성의 궤도운동 분석을 통해 뉴턴·아인슈타인 표준중력이 약한 가속도에서 붕괴한다는 새로운 증거를 얻었다고 8일 밝혔다.
채 교수는 장주기 쌍성에 대한 유럽항공우주국의 가이아(Gaia) 우주망원경의 최신 데이터베이스를 사용했다. 이 데이터베이스는 쌍성에 대한 현존 최대 규모의 초정밀 데이터를 제공한다.
채 교수는 지난해 650광년 이내 거리에 있는 2만 6500여개의 장주기 쌍성 분석을 통해 표준중력 붕괴 증거를 출판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관측 안 된 추가 별을 내포할 가능성이 있는 쌍성계를 모두 없애고, 순수한 쌍성계만을 얻어 분석했다.
채 교수는 순수한 쌍성을 통해 중력 속성을 시험하기 위해 두 개의 알고리즘을 적용했다. 첫 알고리즘은 지난해 논문에서 개발한 것으로 쌍성이 경험하는 가속도를 두 별 사이의 뉴턴 중력 가속도에 따라 계산하고, 이를 뉴턴역학의 예측과 비교했다. 이를 통해 뉴턴 중력 가속도가 약해질 때 중력의 성질이 어떻게 변하는지를 확인했다.
새로 개발한 두 번째 알고리즘은 순수한 쌍성 샘플에 적용하기에 적합하다. 이 알고리즘에서는 하늘(천구)로 투영돼 관측되는 두 별 사이의 상대속도의 분포를 관측된 두 별 사이의 거리에 따라 얻은뒤 이를 몬테카를로 방법을 사용해 뉴턴역학이 예측하는 분포와 비교해 중력의 성질을 알아냈다.
두 알고리즘에 의한 결과는 일치하며 지난해 일반 샘플로 얻은 결과와도 일치한다. 뉴턴역학과 일반상대성이론의 표준중력은 약한 가속도에서 붕괴하며, 이스라엘의 모르더하이 밀그롬 교수가 제안한 수정뉴턴역학에 기초한 ‘수정중력 이론’의 예측과 동일하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중력이 자신의 속성을 드러낸 것이다. 강한 중력 영역에서는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에 의해 뉴턴의 만유인력이 수정됐지만, 일반상대성이론 조차도 약한 중력 영역에서는 뉴턴역학과 만유인력을 보존한다. 그런데 쌍성의 역학이 약한 가속도에서 표준중력에 위배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채 교수에 따르면 중력에서 패러다임 전환이 이미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 우주의 천체들과 우주 자체는 중력의 지배를 받기 때문에 천체물리와 우주론에서 변화가 오고, 표준중력에 의해 이론적으로 요구된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 재해석을 해야 할 수 있다.
채 교수는 “조만간 세 번째 방법을 통한 후속 연구 결과도 공개할 예정인데 우주와 자연법칙의 오묘함이 놀랍고, 앞으로 어떤 미래가 펼쳐질지 기대된다”며
“점점 많은 이들이 약한 가속도에서 나타나는 중력 변칙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되면서 이번 세기에 폭발적인 발전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미국 천문학회에서 발간하는 ‘천체물리학저널(The Astrophysical Journal)’에 8일 온라인으로 공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