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신라, 엇갈린 시선…"장기성장 유효 Vs 단기 수익성 악화"

by임성영 기자
2016.05.02 09:11:23

연간 실적 전년대비 개선…기저효과+中 인바운드 여행객↑
신규 사업자 추가 선정…점유율 확대 용이 Vs. 비용증가로 수익성 악화

[이데일리 임성영 기자] 호텔신라(008770)가 1분기 예상치를 밑도는 실적을 발표했다. 증권가 전문가들은 올해 실적이 기저효과 등에 힘입어 지난해보다개선될 것이라는 점에 대해선 일견을 모았다. 다만 서울 시내 면세점 추가 선정 이슈 등에 따른 경쟁 심화 우려에 대한 시각은 다소 엇갈렸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호텔신라의 1분기 영업이익은 193억원으로 전년 대비 43%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8889억원으로 전년비 7% 증가했으며, 순이익은 126억원으로 전년비 19% 감소했다. 특히 영업이익이 예상치를 크게 밑돌았는데 인청공항 임시오픈 기간 동안 손실이 발생했고, 여행사 수수료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호텔 적자 개선이 미미했던 것도 배경이 됐다고 설명했다.

2분기부터는 실적 턴어라운드가 가능할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지난해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기저효과와 함께 일본 지진에 따른 반사이익이 기대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2분기 원·엔 환율 전년대비 16% 상승해 일본 대비 한국의 상대적인 쇼핑 매력도 높아진 것이 중국인 방문객 증가를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1분기 68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되는 HDC신라가 원활한 고급수입품의 입점을 통해 연내 흑자 달성이 가능해 보이는 점도 실적 개선 요인으로 꼽힌다.

성준원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2분기부터 실적 턴어라운드가 나타날 것”이라면서 “2분기와 3분기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대비 19.0% 증가한 350억원, 1849% 증가한 540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김윤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올해 연간 매출액은 전년대비 17% 증가한 3조8000억원, 영업이익은 97% 증가한 1507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메르스 기저효과가 발생하고 창이공항 실적 개선 등으로 매출액이 늘어날 것으로 판단했다. 장기적인 성장성을 고려해 목표주가를 종전 7만6000원에서 8만1000원으로 상향조정 했다.

다만 서울 시내 면세점 추가 선정 이슈 등에 따른 경쟁 심화 우려에 대한 시각은 엇갈렸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서울 시내 면세점 신규 출점 이슈로 면세점 업계의 경쟁이 치열해지겠지만, 호텔신라에 불리하지만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

양일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기존 롯데 잠실점(지난해 기준 6112억원)과 SK 워커힐(2874억원)점의 매출이 HDC용산점에 유입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신생 점포와의 경쟁은 호텔롯데와의 경쟁보다 수월해 점유율 확대가 용이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손효주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단기적인 경쟁 심화 속에서도 중장기적으로는 규모의 경제가 중요한 면세점 사업 특성상 대형 업체 중심의 성장은 지속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일각에선 경쟁이 심화됨에 따라 수익성이 악화될 것으로 판단된다며 목표주가를 내렸다. 박종렬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신규 면세점 사업자로 롯데월트타워점, SK네트웍스 월커힐점, 현대백화점 등이 선정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향후 사업자 증가에 따른 수수료와 마케팅 비용 등 판관비 부담 증대가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목표주가를 종전 9만5000원에서 8만5000원으로 하향조정했다.

김진성 NH투자증권 연구원도 “신규 사업자들이 문을 열기 전 약 1년의 기간 동안 현재 업체간 점유율 확보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면서 “모객 경쟁을 위한 비용상승이 불가피함에 따라 수익성에 대한 기대를 낮출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목표주가를 8만5000원에서 8만원으로 하향조정했다.

관세청은 지난 29일 서울 시내 면세점을 대기업 세 곳, 중소기업 한 곳 신규로 설치하기로 결정했다. 5월말, 6월초에 특허 신청공고를 내고 올해 말 업체를 선정 할 예정이며, 선정된 신규 업체는 내년 하반기부터 영업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