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혜미 기자
2013.06.19 10:00:00
저항과 비주류 문화가 혁신과 창조경제의 근간
[이데일리 김혜미 기자] 과학저술가 스티븐 존슨은 한국 사회가 창조경제로 도약하기 위한 비결로 문화적, 사상적 다양성을 꼽았다. 특히 기존의 형식에서 벗어난 ‘히피문화’를 혁신으로 근간으로 봤다.
뉴스위크 선정 ‘인터넷상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 50인’ 중 한 명인 존슨은 지난 12일 ‘세계전략포럼(WSF2013)’이 열린 서울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인터뷰를 갖고 “한국은 제조업과 기술 기반의 경제에서 이제 창조경제로 나아가고 있다”면서 이 같이 말했다.
존슨은 형식을 파괴한 건축물이나 음악, 유명 소설 등이 모두 영감의 대상이 된다고 소개했다. 그는 “위대한 기업가들은 히피문화에서 인디락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영향을 받았다”면서 “고정된 틀에서 벗어나 다른 시각으로 사물을 바라보면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설명했다. 비주류에서 저항문화에 이르기까지 문화적이고 사상적인 토양이 창조적인 아이디어의 필수조건이란 얘기다.
실제로 실리콘밸리의 탄생은 물론 빌 게이츠와 스티브 잡스의 출현 모두 기존 관념과 위계질서에 저항한 ‘히피문화’와 연관성이 높다. 이들에게 컴퓨터는 단순한 사업의 대상이 아닌 ‘자유를 위한 도구’였던 셈이다.
존슨은 같은 연장선 상에서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창의적인 인재 육성을 위해선 획일적인 교육이 아닌 다양한 사상과 문화를 함께 교육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존슨은 “학교는 특정분야에 전문화하지 않아도 된다”며 “다양한 생각과 경험을 가진 사람들이 자유롭게 어우러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용서의 문화’와 ‘아웃사이더 문화’도 강조했다. 스티브 잡스가 애플에서 해고된 뒤 다시 돌아와 대성공을 이끈 것처럼 실패를 통해 다른 성공을 보면서 믿고 기다릴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아웃사이더 문화는 20살 풋내기 대학생 마크 저커버그가 만든 ‘페이스북’을 전체 사회가 인정해준 것처럼 경험없는 초짜도 너그럽게 받아줄 수 있는 사회적 환경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