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권소현 기자
2012.05.08 10:00:00
그린북 총평..`개선→주춤`
[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정부의 경기판단이 다소 후퇴했다. 3월 생산과 투자가 부진했던데다 소비도 뚜렷하게 개선되는 모습이 아니기 때문이다.
7일 기획재정부는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5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고용개선 흐름이 이어지는 가운데 물가 상승세가 다소 둔화됐다"면서도 "실물지표 개선세는 주춤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지난달에는 일부 업종을 중심으로 실물지표가 개선됐다고 총평했지만, 이달에는 주춤하고 있다며 경기판단을 한 단계 낮춘 것이다.
이는 지난 3월 산업활동동향이 예상치를 밑돌면서 부진한 모습을 보인 탓이다. 3월 광공업생산은 전월 대비 3.1% 줄어 3년3개월 만에 최대폭 감소세를 보였다. 서비스업 생산도 전월 대비 1% 감소했다.
설비투자는 전월 대비 7% 줄었고, 소매판매도 2.7% 감소하는 등 전월의 호조를 이어가지 못했다.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한 달 만에 하락 반전했고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보합에 머무는 등 경기지수도 회복 탄력이 약해졌음을 시사했다.
4월 들어서도 지표상 크게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그동안 경기 버팀목이었던 수출은 4월 전년 같은 달보다 4.7% 감소했다. 무역수지는 20억 달러 이상의 흑자를 보였지만 수출입 감소세로 봤을 때 `불황형 흑자`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4월 자동차판매는 대형차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의 판매부진으로 전년비 6.8% 감소했다. 전월 10% 가까이 줄었던 것에 비하면 진정되는 모습이지만 두 달째 감소세를 이어간 것이다. 백화점과 할인점 매출도 각각 전년비 2.4%, 3.8% 줄었다.
재정부는 "향후 고용회복세나 물가상승세 둔화 등으로 소비여건이 개선되면서 소매판매도 완만한 개선 흐름을 이어나갈 것"이라면서도 "대내외 불확실성이 소비를 제약할 가능성도 있다"고 판단했다.
최근 국제유가는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정부는 유가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는 않았다. 두바이유를 기준으로 국제유가는 배럴당 122달러를 정점으로 하락, 110달러 대에서 등락을 보이고 있다. 국내 석유제품 가격 상승세도 지난달 세 번째 주 이후 꺾였다.
재정부는 "국제 유가 불안이 이어지는 가운데 스페인 신용등급 하락 등 유럽 재정위기 관련 불안요인이 확대되는 등 불확실성이 증가했다"며 "대내외 여건변화와 영향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경제활력 회복과 물가안정을 위한 정책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