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시간의 느긋한 산책… 잠시 접어둔 도시의 피로

by조선일보 기자
2009.08.27 12:40:00

원당역―성라공원-화정역

[조선일보 제공] 넓은 농원과 촉촉한 숲길을 이어 걸을 수 있는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성사동·화정동은 지하철로 닿기 좋아 찌뿌드드한 몸을 가볍게 풀기 편하다. 서울에서 일산에서… 끝없이 팽창하는 도시의 기세가 이곳에서 잠시 주춤한다. 야트막한 성라산의 오솔길과 화훼단지가 들어선 화정동 시골길은 등산화 없이 운동화 한 켤레만으로도 가뿐하다.



지하철 3호선 원당역 5번 출입구로 나온다. 횡단보도를 두 번 건너 대각선 방향으로 간다. 고가도로를 왼쪽에 두고 조금만 걸어가면 붉은색 아치형의 '국사봉다리'가 나온다. 오른쪽에 보이는 작은 공원을 포함한 이 일대의 녹지가 '성라공원'이다. 다리는 공원과 반대편 성라산을 연결한다. 다리를 그냥 지나쳐 계속 걷는다. 부영아파트 207동이 보이는 삼거리가 나오면 오른쪽으로 방향을 돌린다. 잠시 후 덕양노인종합복지관이 보이고 그 뒤가 최근 김연아 선수가 경기한 '얼음마루'가 있는, 종합 공연장 '고양어울림누리'다. 덕양노인종합복지관 건물이 끝나는 '고양어울림누리앞 사거리'에서 오른쪽으로 돌아서 유턴하듯 차량출입구를 지나쳐 간다. 곧 1시 방향에 산으로 오르는 샛길이 나온다. 잠깐 언덕을 오르면 도시의 소음이 볼륨 줄이듯 사라지고 언덕 끄트머리엔 전망대가 기다리고 있다. 고양어울림누리를 운영하는 고양문화재단 건물과 그 뒤로 고양어울림누리의 메인스타디움 일부가 보인다.
 

▲ 고양 어울림누리 옆 전망대( 사진 맨위) 지나 성라공원으로 넘어가면 소박한 장미 꽃밭(가운데)과 마주친다. 서울과 일산에서 밀려오는 아파트촌이 잠시 주춤하는 화정동의 농원 풍경(아래)도 정겹다. / 조선영상미디어





전망대를 뒤로하고 이어지는 성라공원 숲 속으로 발을 들이면 곧 이정표가 나온다. 원당역 방향으로 잠시 걸으면 아까 지나온 국사봉다리가 나타난다. '국사봉'은 성라산의 최고봉으로 '국가와 왕의 안녕'을 기원하는 제사를 올리던 곳이라 하여 그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다리를 건너 성라산으로 넘어간다. 포장된 산책로를 5분 정도 걸으면 장미동산이 나온다. 장미꽃은 늦봄에서 초여름에 절정을 맞기 때문에 지금은 소박하게 몇십 송이 피어 있을 뿐이지만 벤치가 많아 잠시 쉬어가기는 좋다. '소화함'이라고 쓰여진 붉은색 이정표를 따라 '약수터(5지역)' 쪽으로 길을 이어간다. 100m 정도 걸으면 조그만 구름다리가 나온다. 이름도 모양도 예쁜 '별우물오름다리'다. 다리 지나자마자 오른편에 난 흙길로 간다. 깔끔한 오솔길을 5분 정도 걸어가면 오른쪽에 '군부대'·'달빛마을' 이정표가 보인다. 이정표가 있는 임도 쪽으로 올라가지 말고, 가던 방향 정면에 왼쪽으로 구부러지듯 나 있는 좁은 흙길로 간다. 위아래로 파도 치듯이 구불구불해 걷는 재미가 쏠쏠하다. 10분 정도 길 따라 걸어(내리막 작은 갈림길이 종종 나오는데 무시하고 가던 방향으로만 간다) '소화함' 이정표가 있는 'ㅓ'자 삼거리가 나오면 이정표를 무시하고 직진해 숲길을 계속 이어간다. 곁가지 친 갈림길들은 무시하고 넓은 길만 따라서 10분을 가면 국사봉약수터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