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세제·환율의 힘···기아차 `턴어라운드` 본격화

by전설리 기자
2009.08.12 10:30:38

상반기 영업익 4192억원..신차·세제·환율효과 `덕택`
제품 경쟁력 향상..본격적인 턴어라운드 개시
하반기도 `쾌청`..신차효과 해외 확산 전망

[이데일리 전설리기자] 기아자동차(000270)가 2분기 `깜짝실적`을 내놨다.

모닝, 포르테, 쏘울, 로체, 쏘렌토R 등 신차 판매호조와 세제혜택, 환율상승 등 `3박자`가 들어맞은 덕택이다.
 
시장에서는 신차 등 제품 경쟁력 향상으로 기아차의 `턴어라운드`가 시작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하반기 전망도 쾌청하다. 급격한 환율 변화만 없다면 신차효과가 해외로 확산되면서 실적호조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기아차는 12일 올해 2분기 ▲판매 28만9945대 ▲매출액 4조6764억원 ▲영업이익 3303억원 ▲당기순이익 3471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상반기로는 ▲판매 50만9784대 ▲매출액 8조1788억원 ▲영업이익 4192억원 ▲당기순이익 4445억원의 실적을 달성했다.

상반기 판매는 전년동기대비 2.7% 줄었다. 신차효과와 자동차 세제지원 혜택 등으로 내수판매가 전년동기대비 24.6% 증가했으나 수출이 14% 감소했다. 미국, 유럽 등 주요 해외 시장의 수요 급감이 배경이었다.

그러나 판매대수 감소에도 불구하고 달러-원 환율이 36% 가량 상승하면서 매출액은 전년대비 3.3% 증가했다. 특히 2분기 영업이익은 지난 2003년 4분기 이후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국내시장의 부진한 수요에도 불구하고 신차효과로 점유율은 25%에서 31%로 높아졌다. 특히 세계시장 점유율은 사상 처음으로 2.5%를 돌파했다.

전문가들은 기아차의 제품 경쟁력이 향상되면서 본격적인 `턴어라운드`가 시작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윤태식 동부증권 연구원은 "기아차 내수 부문이 호조를 보인 것은 결국 신차가 잘나왔기 때문"이라며 "제품의 경쟁력이 높아지면서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고 실적 호조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기아차의 본격적인 턴어라운드가 시작됐다"고 분석했다.

현대증권의 조수홍 연구원도 "내수와 환율이 워낙 좋았다"며 "쏘렌토R 등의 단가 상승에 따른 이익률 개선도 실적 호조에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하반기 실적 전망도 맑다.

환율하락과 내수둔화가 예상되지만 신차효과의 해외 확산으로 호실적이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동부증권의 윤 연구원은 "하반기 미국과 중국, 유럽 등 해외 주요시장에서 신차들이 판매되기 시작하기 때문에 신차 효과가 해외로 확산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환율이 급격하게 떨어지지 않는 한 호실적이 이어질 것"이라며 "올해말 그랜저급 `VG`(프로젝트명)와 함께 내년에는 스포티지 등 신차가 나올 예정이어서 이후 전망도 밝은 편"이라고 내다봤다.

현대증권의 조 연구원은 "3분기와 4분기 내수가 2분기보다 둔화되고 환율 하락 리스크도 있지만 수출 증대가 이를 상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상반기 남아있는 재고분 소진을 위해 생산을 다소 억제해 왔으나 하반기 이같은 요인이 해소되면서 수출이 늘어날 것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해외시장에서 안정화가 이뤄져야 `진정한 턴어라운드`가 이뤄질 것이라는 지적이다.
 
조 연구원은 "해외시장 개척비 등이 해외 재무구조 악화의 배경"이라며 "해외법인의 재무구조가 개선돼야 진정한 턴어라운드를 이뤘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