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문주용 기자
2001.12.04 11:04:45
[edaily] 전경련은 4일 12월 기업경기동향조사를 실시한 결과 12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Business Survey Index)가 101.3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또 계절적 편차를 고려한 계절조정지수 역시 107.9를 기록, 경제주체들의 향후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예상보다 강하게 표출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전월대비 기업실적을 나타내는 실적BSI도 95.9를 기록, 지수하락폭을 상당히 줄였다. BSI가 100이상이면 이번달 경기가 전월보다 좋아질 것이라고 응답한 기업이 그렇지 않다는 기업보다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BSI는 지난 7월 104.6을 기록한 후 100아래로 떨어져 8월 90.2 9월 98.0에서 10월에는 75.9로 크게 악화됐다가 지난 11월 85.0으로 회복된후 이번달 101.3으로 5개월만에 다시 100을 넘어섰다.
전경련은 기업체감경기가 예상외의 빠른 회복세를 보인 것은 소비수요의 안정된 흐름이 지속되리라는 기대감이 강하게 작용, 추가적인 경기하강은 없을 것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풀이했다. 여기에는 정부가 적극적인 내수진작책으로 소비심리위축을 방지한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이와 함께 11월 들어 종합주가가 연중최고치에 달하고 저금리, 물가안정세가 지속됨에 따라 자산효과에 의한 소비증대 기대가 증폭되고 있어 향후 내수경기는 실물경기의 안전판(safety valve)역할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경련은 분석했다.
그러나 미국경제의 침체로 수출과 투자지출이 뚜렷한 호전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 성급한 경기저점의 언급은 시기상조로 판단된다고 강조했다. 다만 내수안정과 재고율둔화 조짐이 보이고 있어 향후 돌발악재가 발생치 않는한 추가적 경기하강은 없을 것으로 예측했다.
<산업별 전망>
산업별로 보면 제조업이 97.5, 비제조업이 110.9를 기록, 제조업의 체감경기는 여전히 악화될 것으로 조사된 반면 비제조업은 전월대비 호전될 것으로 나타났다. 제조업부문을 보면 경공업이 103.5, 중화학공업이 94.1로 나타났다.
경공업은 섬유, 고무 및 플라스틱을 제외한 전업종의 체감경기가 전월대비 보합 내지 호전될 것으로 조사됐다. 나무 및 목재(118.2)는 계절적 비수기에도 불구, 최근 주택의 리모델링 붐, 신규사업 진출에 따른 투자증대조짐이 나타나 체감경기가 호전될 전망이다.
봉제 및 의복(116.7)은 크리스마스 등 연말 특수를 통해 내수 의류업계의 매출증가가 기대됨에 따라 경기호전이 전망되고 음식료(107.1)는 추석 이후 비수기였던 11월 대비 12월 내수증대가 기대되고 동절기 사료섭취량의 증가에 따른 판매증가 예상으로 낙관적 경기전망을 보였다.
반면 섬유(91.7)는 직물업계의 불황으로 화섬사의 경쟁력 약화로 인한 내수시장이 위축되고 있으며 면사 내수시장은 재고 및 수입사 증가로 판매단가가 하락하고 있어 관련업계의 불황은 지속될 전망이다.
중화학공업은 전반적으로 94.1의 경기악화 전망이 나타난 가운데 조선과 자동차, 컴퓨터 및 주변기기 등의 호조세가 지속되는 반면 영상, 음향 및 통신장비 제조업, 화합물 및 화학제품 등에서는 경기악화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됐다.
정유(133.3)는 계절적 성수기, 자동차 특소세인하에 따른 수송연료 수요증가기대 등으로 경기호전이 예상된다. 기타전기기계 및 전기변환장치(116.7)는 설비투자수요 감소가 지속됨에 따른 공급과잉이 지속되고 있다.
그러나 일부업체의 경우 수주부문이 연말에 집중되어 있고 관련업종인 조선경기의 호황으로 경기호전이 예상된다. 조선(111.1)은 2년치 이상의 수주물량을 충분히 확보하고 있으며 최근 고부가가치선 선박의 활발한 수주가 지속, 체감경기 호조세는 12월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자동차 및 트레일러(110.8)는 승용차에 대한 특별소비세의 인하로 내수호전이 기대됨에 따라 12월 경기전망이 밝게 나타났다.
철강(100.0)은 계절적으로 건설업종이 비수기에 진입함에 따른 내수침체, 통상마찰 및 단가회복 지연이 지속됨에 따라 보합수준의 경기전망을 제시했다. 정보통신산업(96.9)은 최근 컴퓨터 및 주변기기의 호조세에도 불구, 영상?음향 및 통신장비의 불황지속으로 12월에도 산업전반의 경기전망은 어두울 것으로 보인다. 컴퓨터 및 주변기기(114.3)는 수능완료, 성탄절 등 계절적으로 연중 최대성수기에 진입함에 따라 PC판매량의 증대가 예상된다.
정보통신서비스(104.3)는 해외통신사업자의 지속적 진입으로 인한 가격경쟁국면이 연출되고 있다. 그러나 신규 시스템통합 수주증대 기대, 별정통신 이용증가, 방송서비스의 매출증가 기대로 다소 낙관적인 경기전망이 예상된다.
비제조업은 지수 110.9를 기록, 12월 관련업종의 체감경기는 호전될 전망이다. 이러한 체감경기의 호전세는 운수업을 제외한 전 업종에서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유통(121.6)은 관련업계가 수능완료, 성탄절 등 계절적 특수로, 전력 및 가스(110.5)는 동절기 가스수요의 증대 및 유틸리티 수요증대 등으로 12월 경기가 좋아질 것으로 조사됐다. 건설(109.5)의 경우 동절기 계절적 비수기에도 불구, 재건축사업의 분양호조, 주택시장 활기지속, 연말 예산소화를 위한 관급공사 수주 등으로 12월 건설경기는 호전될 것으로 전망된다.
<내수, 수출>
12월 내수BSI는 지수 110.3을 기록, 기업들의 내수경기전망 호조세는 이어지고 있다. 이로써 내수BSI는 지난 8월(96.3)을 제외하면 3월(117.9) 이후 9개월 연속 지수100을 상회하고 있다. 10월 대비 11월 내수판매실적을 나타내는 내수실적BSI 역시 지수 100을 상회하는 가운데 전산업 기준 107.7을 기록, 실제로도 내수경기의 호조세는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수출BSI는 제조업기준으로 97.2를 기록, 12월에도 수출침체 국면은 여전히 지속될 전망이다. 이번 조사에서 경공업은 지수 102.8의 호전전망을 제시했으나 수출비중이 높은 중화학의 수출전망이 94.1로 나타나 전체 수출전망 지수의 하락을 견인했다.
이로써 제조업의 수출BSI는 지난 8월 96.4를 기록한 후 연속 5개월 째 지수 100미만의 악화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전월대비 수출실적을 나타내는 수출실적BSI의 경우에도 제조업기준 97.5를 기록, 지난 6월(98.6) 이후 연속해서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투자, 자금사정>
기업의 투자전망은 지수 98.0을 기록, 12월에도 기업들의 투자 축소 경향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투자전망BSI는 지난 8월(95.2) 이후 5개월 연속 악화되고 있다. 전월대비 투자실적을 나타내는 11월 투자실적BSI도 95.9를 기록, 지난 7월(95.4) 이후 연속 지수 100 미만을 기록하고 있다. 수출과 마찬가지로 투자축소경향은 지수상으로 볼 때 중화학공업이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중화학 91.8, 경공업 106.3, 비제조업 100.6).
12월 기업의 자금BSI는 107.6을 기록했다. 지수상으로만 판단할 때 지수값이 지난 3월(103.1) 이후 10개월째 100이상을 기록하고 있어 기업들의 자금사정은 극히 안정적인 것으로 관측된다. 자금실적BSI 역시 108.1을 기록, 3월(100.4) 이후 연속 지수 100을 상회하고 있는 중이다. 불황국면에서 자금사정이 좋게 나타나고 있다는 것은 기업들이 현금흐름(Cash Flow)중심의 방어적 경영경향이 지속됨에 따른 자금수요 위축의 지속을 의미한다.
그러나 11월과 12월 회사채 만기도래 물량이 13조원, 만기도래 회사채물량 중 38%가 A등급 이상의 비율이어서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은 회사채 차환발행에 어려움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