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계엄령에…환율 1.66% 오른 1425원에 마감, 엔화는 강세

by김상윤 기자
2024.12.04 04:39:42

극심한 변동성 보인 원·달러 환율
장중 1444.75엔까지 치솟아
외인, 한국서 탈출..엔화 강세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윤석열 대통령이 계엄령을 선포한 가운데 3일(현지시간) 원·달러 환율이 1.6% 이상 크게 올랐다. 장중인 0시 16분경 1444.75까지 뛰는 등 극심한 변동성을 나타냈다.

4일(한국시간) 새벽 2시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전장 대비 1.66% 오른 1425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3일 주간 거래 종가(오전 9시~오후3시30분, 1402.9원) 대비로는 22.1원(1.5%)이 올랐다.

환율이 급등한 것은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긴급 담화문 발표를 통해 계엄령을 선포하면서 극심한 정치적 혼란을 겪으면서다. 윤 대통령은 “지금 대한민국은 당장 무너져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의 풍전등화의 운명에 처해 있다”면서 “종북 반국가세력을 일거에 척결하고 자유 헌정질서를 지키기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국회는 긴급 본회의를 열고 계엄령 해제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월가에서는 한국시장의 정치 불안을 주시하고 있다. 모넥스 USA의 트레이딩 디렉터인 후안 페레즈는 “우리 모두가 비상사태가 정확히 무엇인지 평가하는 동안 한국 원화가 급락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일반적으로 국가의 안정성에 대한 큰 두려움이나 우려가 없는 한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아시아에 혼란이있을 때 엔화로 점프하는 것이 합리적이며 일반적으로 한국에 투자되는 많은 자금이 실제로 일본으로 향하기 시작하고 이미 엔화에 대한 약간의 비정상적인 상승을보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실제 엔화는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4일 오후 2시 뉴욕외환시장에서 달러·엔 환율은 0.15% 내린 149.37엔을 기록 중이다.

정부는 금융시장이 극심하게 불안해지자 긴급 점검회의를 열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앞서 3일 오후 11시 40분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김병환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과 F4회의를 열고 비상계엄 선포가 야기한 시장 불안 요인에 대응하기 위해 무제한 유동성 공급 등 모든 가능한 금융·외환 시장안정 수단을 총동원하겠다고 밝혔다. 4일 오전 1시경 국회에서 비상계엄령 해제 요구가 가결됐지만 최 부총리는 당초 예정한 대로 이날 오전 7시 F4회의를 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