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커피회사가 찾아와요"…콜드브루로 세계를 매혹한 회사

by노희준 기자
2023.09.24 15:40:30

이노비즈 기업 '넥스트바이오' 횡성 공장 찾아
저온에서 에스프레소 3배 진한 원액 대량 추출 可
네슬레, 만, 폴바셋, 할리스, 이디아, 빽다방 등에 납품

[횡성(강원)=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폴바셋, 할리스, 이디아, 빽다방, 탐앤탐스, 파스쿠치까지. 거의 모든 유명한 (프랜차이즈)카페의 콜드브루(찬물로 우려낸 커피) 제품에는 저희 제품이 들어가 있어요.”

신언무 넥스트바이오 대표 (사진=이노비즈협회)
지난 21일 강원도 횡성 공장에서 만난 ‘콜드브루’ 커피 가공업체 ‘넥스트바이오’의 신언무 대표는 자사의 커피 추출 기술을 이렇게 자랑했다. 넥스트바이오는 진한 농도의 커피를 저온에서 대량으로 추출하는 독창적인 기술로 액상과 분말의 콜드브루 커피를 제조하는 중소기업이다. 콜드브루는 차갑다는 뜻의 콜드(cold)와 우려낸다는 브루(brew)의 합성어다. 뜨거운 물로 커피를 추출하는 일반 커피와 달리 차가운 물을 이용해 커피를 뽑아내는 방법이다. 흔히 ‘더치커피’로도 알려져있다. 통상 ‘더운물 일반 커피’에 비해 쓴맛이 덜해 깔끔하며 부드럽다는 평을 듣는다.

신 대표는 “일반 에스프레스(고온 고압으로 뽑아낸 진한 커피)보다 3배 진한 커피 원액을 18℃ 이하의 저온에서 대량으로 빠르게 추출할 수 있다”며 “하루에 10톤, 350㎖ 기준 약 100만잔 커피 음료의 원료를 생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넥스트바이오 브랜드 제품 ‘브루젠’ 커피원액 (사진=이노비즈협회)
넥스트바이오는 이 기술(고농도 저온 추출)로 지난해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신기술 인증(NET)을 받았다. 2018년에는 이노비즈 기업으로 인증도 받았다. 이는 기술력 평가를 통해 기술 우위 경쟁력이 있는 중소기업을 선정하는 정부 제도다. 특히 회사는 원료를 평균 지름 25㎛(마이크로미터, 1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 1미터) 이하로 분쇄할 수 있는 기술까지 갖춰 커피 등 천연물의 영양성분과 향, 맛, 색상이 열로 인해 변성되는 것을 최소화 할 수 있다.

넥스트바이오는 기술력을 바탕으로 세계적 커피 회사인 롯데네슬레, 만(MANE)을 비롯해 폴바셋, 할리스, 이디야 등 국내외 커피 관련 업체, 대형 프랜차이즈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 165억원 중 33억원을 해외수출로 거뒀다.



회사는 이달에 ‘브루젠’이라는 자체 브랜드 제품도 출시해 자사 쇼핑몰에서 판매 중이다.

신 대표는 제조업 회사 대표로서는 흔치 않은 금융권 출신이다. 그는 198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차례로 국민은행에서 약 10년, 기술보증기금에서 10년을 벤처투자와 벤처기술력을 평가하는 데 집중했다.

신 대표는 “투자한 벤처의 모럴해저드(도덕적해이)를 보고 실망한 부분이 많았다”며 “투자할 게 아니라 직접 해봐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창업 계기를 전했다. ‘기술 감별사’로 활동할 때 초임계(액체와 기체를 구분할 수 없는 상태) 기술에 푹 빠져 이를 활용한 의약품 개발에 꿈을 품었다. 사명이 넥스트바이오인 이유다.

그는 “자연추출 전문기업으로 원재료가 지닌 특성 변화를 최소화하는 공정을 통해 콜드브루 커피 시장을 선도해왔다”면서 “앞으로 강원 지역 내 특산물이나 천연 소재를 활용한 기능성 소재를 개발하는 바이오기업으로 나아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