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록 기대감 과도했나"…비트코인, 닷새째 3만 달러 횡보

by임유경 기자
2023.06.27 09:47:31

비트코인, 한때 3만1000달러까지 올랐으나 하락
블랙록 비트코인 ETF 기대감 과하다는 지적
"투자자들 현실 직시하면서 모멘텀 사라져"

[이데일리 임유경 기자] 가상자산 대장주 비트코인이 3만 달러 돌파 후 닷새째 횡보하고 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신청한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한 기대감이 과도하다는 평가가 확산하면서 모멘텀을 잃은 모습이다.

27일 가상자산 시황중계 사이트에 따르면 이날(오전 8시 기준) 비트코인 시세는 24시간 전 대비 0.9% 하락한 3만240달러를 기록했다. 알트코인(비트코인 이외의 가상자산) 대표격인 이더리움은 2.2% 떨어져 1860달러에 거래 중이다. 전체 가상자산 시가총액은 1조1720억 달러로, 전일 보다 1.4% 줄었다.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 22일 3만 달러를 회복한 후 횡보 중이다. 24일에는 3만1000달러까지 올랐으나 모멘텀을 이어가지 못하고 하락했다.

비트코인 가격은 이번 상승을 이끈 블랙록의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FT) 신청이 예상보다 빠르게 승인되지 못할 수 있고, 상품이 출시된다고 해도 수요가 보장되는 건 아니라는 냉정한 평가가 확산하면서 주춤하고 있다.

블랙록은 지난 15일 SEC에 비트코인 현물 ETF ‘아이셰어즈 비트코인 트러스트’를 신청했다. 투자자들은 SEC가 블랙록의 ETF 출시 신청을 반려한 경우는 단 한 번뿐이라, 이번 비트코인 현물 ETF 출시도 통과될 것으로 보고 기대감을 키웠다.



블랙록 ETF 승인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면서 자산운용사 인베스코와 위즈덤트리도 각각 현물 비트코인 ETF 신청을 제출했다. 이 두 업체는 한 차례 비트코인 현물 ETF 신청을 냈다가 반려된 바 있다.

비트코인 현물 ETF가 출시되면 그동안 비트코인에 직접 투자하기 어려웠던 기관들이 본격적으로 시장에 진입해,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졌다. 특히, 비트코인 현물ETF는 운용사가 직접 비트코인을 보유하는 구조이라, 투자자가 늘어나면 즉시 비트코인 매수세가 늘어나게 된다.

하지만 비트코인 현물 ETF에 대한 기대감이 과도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SEC가 승인을 지연하거나 거절할 가능성도 있는데, 시장이 지나치게 낙과적이라는 지적이다.

블록체인 전문 매체 코인데스크는 비트코인이 3만 달러에서 횡보하고 있는 이유도 “투자자들이 현실을 직시하기 시작하면서 모멘텀이 사라졌다”고 분석했다. 투자자들이 “SEC의 승인이 몇 달, 어쩌면 더 오래 걸릴 수 있다는 점과 함께 거시경제 지표가 여전히 불확실하다는 점도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