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현대기아 GDI엔진..중국선 리콜,국내는 무상수리?
by남현수 기자
2018.12.24 09:27:57
[이데일리 오토in] 카가이 남현수 기자= 현대기아차의 주력인 1.6 감마 직분사(GDI) 엔진이 한국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엔진오일이 증가 혹은 감소하는 현상이 논란의 핵심이다. 때때로 출력이 떨어지거나 연비가 나빠지고 심하면 주행 중에 엔진이 정지하기까지 한다. 심각한 증상이다.
문제는 현대기아차의 국내외 대응 방식이 달라 또다시 '내수 역차별'이라는 논란이 일고 있다. 같은 감마 1.6 GDI 엔진을 장착하고 비슷한 결함이 나타나는 데도 국내는 무상수리, 중국 등 해외에서는 리콜을 하고 있다.
1세대 감마엔진은 연료 간접분사방식(MPI)을 사용했다. 2006년 출시된 아반떼 HD에 처음 적용됐다. 이후 2010년 연료 직접분사방식(GDI) 1.6 감마엔진을 사용한 아반떼 MD가 출시됐다. 감마 1.6 GDI엔진은 2011년 워즈오토가 선정한 '세계 10대 엔진'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명성도 잠시! 2010년 8월부터 출고된 아반떼 MD 차량이 2,3년 지나면서 엔진오일이 줄어들고 출력이 떨어지는 현상이 일어났다. 실린더 벽이 긁히면서 생긴 현상으로 추정됐지만 현대기아차는 명확한 원인을 밝히지 않았다. 이에 국내 소비자들은 리콜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국토교통부는 올해 6월 리콜이 아닌 무상수리로 결론을 냈다.
감마 1.6L GDI 엔진은 수출 모델에도 광범위하게 상용됐다. 감마 1.6 GDI는 해외에서 결함이 발견돼 리콜을 실시하고 있다. 중국에서 오일 증가 문제로 지난 10월부터 베이징현대차가 리콜을 실시 중이다. 이미 중국 소비자로부터는 “현대차는 오일을 생산하는 정유회사”라는 비아냥을 듣고 있을 정도다. 리콜대상은 무려 40만377대다. 베이징현대는 리콜사유에 대해 “엔진 설계 결함으로 저온에서 단거리 주행을 할 시 엔진오일의 표면이 높아지면서 엔진고장 표시등이 켜지고, 이 상태에서 주행을 계속하면 고장으로 이어져 주행 중 멈춰설 수 있다”고 밝혔다. 중국 소비자들은 이 현상을 두고 ‘엔진오일 증가’라고 얘기한다. 베이징현대는 “동일한 엔진을 장착한 다른 모델들은 문제가 없다”고 선을 그었으나 지난 11월 1.6 터보 T-GDI엔진이 장착된 동풍위에다기아(중국 기아차 합작법인)의 중국형 스포티지 KX5 6만8567대도 엔진오일이 증가하는 동일한 현상으로 리콜을 시작했다. KX5의 리콜 사유는 '엔진온도가 낮을 때 엔진에 균열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국내에서도 감마 1.6 GDI 엔진 결함에 대한 국토부 조사가 1년여 동안 진행됐다. 감마 1.6 GDI가 장착된 일부 차량에서 공통적으로 발생하는 문제는 엔진오일이 비정상적으로 감소하는 것이다. 문제가 발생한 차주들은 “2000~3000km를 주행 할 때마다 엔진오일이 1L 이상 줄어 들어 수시로 엔진오일을 보충해야 한다”고 불만을 토로한다. 이에 대한 국토부의 결정이 지난 6월 내려졌다. 결론은 감마 1.6 GDI의 보증기간 확대와 무상수리다. 안전운행에 치명적인 문제가 있을 때 실시하는 리콜과는 거리가 먼 조치다. 이에 국내 소비자들은 “오일이 줄어들면 주행중 멈춰설 수 있는데 안전운행의 주요 결격사유가 아니냐”며 리콜을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이한 것은 같은 엔진이지만 중국에서는 엔진오일이 생성되고 국내에서는 부족해진다는 정 반대 현상이다. 중국과 한국의 주행여건이 다르고 사용하는 휘발유도 다르다. 분명한 것은 고압에서 견뎌야 하는 직분사엔진의 내구성에 문제가 생겼다는 점이다.
이런 현상이 신차가 아니라 2,3년 주행한 이후 보증기간이 끝난 다음에 주로 발생한다는 점이다. 해당 차주들은 “보증기간이 끝난 뒤 엔진 문제가 생긴 것도 화가 나는데 국토부가 무상수리 결정을 내리는 것은 소비자를 두 번 죽이는 일“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국내 소비자들이 내수 시장 차별이라고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은 올해 2015,16년 미국에서 실시된 세타 Ⅱ 엔진 리콜이 적절했는지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더불어 세타 Ⅱ 엔진 이외에 연료직접분사 방식이 사용된 감마, 누우, 람다 Ⅱ 등 다른 엔진까지 번지고 있다. 미국 대형 로펌인 하겐스버만이 소비자를 대표해 진행하는 소송에는 세타 Ⅱ 엔진뿐 아니라 국내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감마 1.6 GDI 엔진이 포함됐다. 하겐스버만은 ”현대기아차가 엔진결함을 은폐하고 소비자를 기만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최근 현대기아차는 감마 1.6 GDI를 주력으로 사용했던 아반떼와 K3의 부분변경 모델을 출시하면서 파워트레인을 변경했다. 1.6 MPI 엔진을 적용하고 스마트스트림이라는 새 이름을 붙였다. 스마트스트림은 현대기아 정비 설명서에 '감마 Ⅱ'엔진으로 표기된다. 논란이 되고 있는 감마 엔진의 후속인 셈이다. 중국발 대형 리콜, 미국의 GDI 엔진 소송 등이 겹치면서 국내에서도 GDI 엔진에 대한 리콜요구가 거세질 전망이다. 더 이상 현대기아차가 무상수리라는 '땜방 방식'으로 해결하기에는 웬지 한계에 다다른 듯하다. 해외 정보에 민감한 국내 소비자들이 점점 똑똑해지는 건 기자만의 착각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