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국감] "원전사고 손해배상금, 독일의 14% 불과"
by김일중 기자
2018.10.12 08:56:57
어기구 의원, ‘2018년 원전사고 보험가입 현황’ 분석
1사고 당 약 4725억원...독일은 3조1229억원 달해
"손해배상 책임한도액 늘리고 무한책임 져야"
[이데일리 김일중 기자] 원자력발전소 사고가 나면 주민에게 물어주는 손해배상금액이 독일의 14% 수준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원자력 사고 보상금액을 대폭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어기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충남 당진시)은 12일 한국수력원자력으로부터 제출받은 ‘2018년 원전사고 보험가입 현황’ 자료를 바탕으로 원자력 사고 발생 시 주민에게 지급되는 손해배상 지급한도액은 1사고 당 약 4725억원(3억 SDR)로 독일의 25억 유로(약 3조 1229억원)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고 밝혔다.
이러한 손해배상 한도는 한수원의 원자력 재산보험 보장금액인 10억 달러(약 1조 1000억원)의 39%에 불과해 원자력 발전시설에 대한 보상금액이 주민에 대한 보상금액보다도 훨씬 높은 셈이다.
우리나라 원전 손해배상 한도액이 낮다는 지적은 그동안 국제 원자력 관계자들로부터도 수차례 제기돼 왔다. 원자력 발전을 상업용으로 이용하는 많은 국가에서 무한배상책임을 채택하거나 배상한도를 크게 높이기 때문이다.
무한책임을 규정하고 1사고 당 25억 유로(약 3조 1229억원)보상의 보험을 들어놓은 독일뿐 아니라 일본과 스위스도 각각 1200억 엔(약 1조 1172억원), 11억 CHF(약 1조 1933억원)의 보험에 가입하고 무한책임을 규정하고 있다.
유한책임을 규정한 국가로 미국은 1사고 당 보험 보상액 3억 달러(약 3351억원)에 더해 100억 달러(약 11조)규모의 보상금을 조성하고 있으며, 캐나다는 현재 6185억원(7억 5000만 CAD) 수준의 보험금을 2020년까지 8700억원(10억 CAD)으로 증액한다는 방침이다.
어기구 의원은 “우리나라와 유럽의 원전사고가 다를 수 없다”라며 “한수원은 지금 수준보다도 손해배상 책임한도액을 대폭 늘리고 무한책임을 지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선해 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