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A 2017]IFA 기조연설을 보면 시장 흐름이 보인다

by이재운 기자
2017.09.02 12:32:47

올해 화두는 헬스케어에 대한 관심과 고민
2014년 삼성-2015년 LG CEO가 연사로

IFA 2014 개막 기조연설자로 나섰던 윤부근 삼성전자 사장. 삼성전자 제공
[이데일리 이재운 기자] 해마다 9월 초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유럽 최대 국제 전자박람회 ‘IFA’는 유럽은 물론 세계 전자업계의 최신 흐름을 보여준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가 그해 첫 행사로서 선도적인 기술력을 과시하는 장이라면, IFA는 CES를 불과 4개월 앞두고 열리기 때문에 실제적으로 상용화되는 기술력을 강조하는 자리가 된다.

이 때문에 IFA 기조 연설자를 보면 당면한 화제와 과제를 함께 파악할 수 있다. 올 한 해 업계가 고민하고, 또 의견을 나눌 필요가 있는 주제가 주로 다뤄졌다.

◇올해 화두는 ‘헬스케어’

올해 기조연설자로는 피터 노타 필립스 퍼스널헬스비즈니스 대표와 위청둥 화웨이 CEO(최고경영자), 스티브 박 핏비트 CEO 등이 눈에 띈다.

특히 필립스와 핏비트는 개인용 헬스케어 솔루션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업체라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노타 대표의 발표 주제는 ‘디지털헬스의 선두에서(AT THE FOREFRONT OF DIGITAL HEALTH)’로, 점점 디지털화(化) 돼가는 동시에 △통신을 통한 연결 강화 △보안 화두 △원격의료 확대 등에 대한 관심도를 반영했다.

스마트 웨어러블 기기 제조사인 핏비트는 헬스케어 부문에서 고속 성장을 보이면서도 미래에 대해 고민해야 하는 웨어러블 업계의 고충을 드러냈다. 스마트워치를 출시하며 애플, 삼성전자(005930) 등 대형 업체와의 정면 승부를 예고했는데, 귀추가 주목되는 부분이다.



화웨이는 모바일 기기의 인공지능(AI) 기능에 대해 다뤘다. 이미 애플의 시리, 구글의 구글 보이스, 삼성전자의 빅스비, 아마존의 알렉사 등 모바일 기기에 AI를 접목하는 시도가 늘고 있는 가운데, 모바일 분야 다크호스이자 중국 최대 업체로서 리더십을 강조했다.

◇2014·2015년 연속 한국 업체가 메인 스피커로

앞선 행사에선 어땠을까? 지난해 행사에서는 자동차가 주목을 받았다. 커넥티드카, 자율주행차 등 점차 IT와의 접목이 증가하는 흐름에 독일 자동차의 대표 격인 디터 제체 메르세데스-벤츠 회장이 나섰다. ‘뛰어난 타임 머신으로서의 자동차’를 주제로 미래 자동차에 대한 내용을 정리했다. 자동차는 2013년에도 주목을 받았는데, 당시에는 미국 포드자동차의 알란 뮤랠리 CEO가 연사로 나섰다.

IFA 2015 기조연설자로 나섰던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대표. LG디스플레이 제공
2015년에는 LG디스플레이(034220)의 한상범 대표가 연단에 서서 ‘디스플레이가 바꿀 우리의 삶(How displays will change our lives)’이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기업간 거래(B2B) 업체가 IFA 기조연설자로 초청받은 자체만으로 이례적이란 평가를 받았다. 디스플레이가 기존 전자산업은 물론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면서, OLED(유기발광다이오드)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트렌드를 정리해 제시했다. 당시 한 대표는 “미래의 디스플레이는 언제 어디서든 인간 및 자연과의 소통을 가능하게 해 인류 삶의 질을 향상시킬 것”이라며, “자연의 색을 그대로 담아내는 생생한 화질과 물과 같이 어떠한 형태로든 변화가 가능한 디스플레이가 미래 디스플레이의 조건이며, 이러한 조건을 만족시키는 현존하는 최고의 디스플레이가 바로 OLED”라고 강조했다.

앞서 2014년에는 삼성전자(005930)의 윤부근 사장이 ‘미래의 스마트홈’을 주제로 발표했다. 윤 사장은 “가장 큰 변화는 우리가 상상도 할 수 없는 속도로, 우리의 집에서부터 시작될 것”이라며 ‘퓨처홈(Future Home)’이라는 개념을 제시했다. 퓨처홈은 △신체적 안전, 정신적 평안을 제공해야 하고 △복잡한 도시생활 속에서 일과 일상생활이 균형을 이루는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유연하게 사용되어야 하며 △가족 구성원 모두의 욕구를 충족시키면서 그들의 행동을 미리 감지하고 학습해 한발 앞선 편의를 제공하는 개념을 말한다.

이를 위해 개개인마다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해야하고, 이를 위해 더 진보된 기술이나 기술 간의 연결 측면이 아니라 기술이 사용자 개개인에게 맞춰 각기 다르게 적용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윤 사장은 “사람들이 삼성전자를 기술 기업이 아닌 소비자에게 독특한 서비스, 사용자에게 맞춤형 경험을 제공하는 기업으로 인식하길 바란다”는 의지도 강조했다.

올해 연사로 나선 스티브 박 핏비트(Fitbit) 창업자 겸 CEO. 출처: IFA 사무국 공식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