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북한 "'화염과 분노' 직면할 것"…北 "괌 미사일 폭격 검토&quo...

by김형욱 기자
2017.08.09 08:28:06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FP


[뉴욕=이데일리 안승찬 특파원 김형욱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사실상 전쟁 가능성을 시사하며 북한을 도발했다. 북한도 몇 시간 이내에 관영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미군 기지가 있는 괌 미사일 폭격을 거론하며 맞불을 놨다.

트럼프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뉴저지주(州) 베드민스터에 있는 자신 소유의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이 더는 미국을 위협하지 않는 게 최선일 것”이라며 “안그러면 지금껏 전 세계가 보지 못한 화염과 분노(fire and fury)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현재 이곳에서 여름휴가 중이다.



이날 트럼프의 발언은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미사일에 탑재할 수 있는 소형 핵탄두 개발에 성공했다는 현지 언론의 보도에 대한 대응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 7월28일 작성된 미국 국방부 산하 국방정보국(DIA)의 북핵개발 프로그램에 대한 기밀평가를 인용해 이 내용을 보도했다. WP는 보고서의 요약문을 공개하면서 “정보당국은 북한이 ICBM급 미사일에 의한 발사를 포함해 탄도미사일 발사를 위한 핵무기를 개발했다고 평가한다”고 밝혔다. 또 북한이 작년 말 기준으로 이미 30여개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고, 2020년에는 보유량이 60개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WP는 “북핵 개발이 많은 전문가들이 예상하는 것보다 훨씬 빨리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보도가 사실이라면 북한은 미국 본토까지 갈 수 있는 장거리 미사일에 핵탄두를 장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뜻이 된다. 이는 트럼프 정부의 인내 범위를 넘어서는 일이다. 허버트 맥매스터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은 지난 주말 MSNBC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미국을 위협할 수 있는 핵무기를 보유한다면 참을 수 없다고 말해 왔다”며 “이를 차단하기 위한 예방전쟁도 옵션에 포함됐다”고 말했다. 이를 막으려면 선제공격도 불사하겠다는 것이다.

북한은 트럼프의 발언 몇 시간 후인 9일 아침 미국령인 괌 미사일 폭격을 심각하게 검토(carefully examining)하고 있다고 관영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밝혔다. 북 인민군 대변인은 조선중앙통신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결정만 있으면 괌 폭격 계획은 언제든 실행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미국이 계속 자극한다면 북한은 선제공격할 수 있다며 맞불을 놨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AF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