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정현종 기자
2001.08.21 11:48:31
[edaily] 아시아 각국의 경제성장률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이 지역을 둘러싼 경기침체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세계 경제의 3대축인 미국과 일본, 유럽이 동시에 경기 둔화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이들이 반도체와 전자제품에 대한 수요를 다시 늘리기 전까지는 아시아 경제 회생은 힘들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지난 17일 대만 행정원통계청은 2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35%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대만 정부는 또 올해 연간 성장률은 당초 예상에 크게 못 미치는 0.4% 감소를 기록할 것이라고 밝혔다.
골드만삭스의 경제학자인 프레드 후는 "아시아 다른 국가들이 경험하게 될 수출부진을 전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까지 2분기가 아시아국가들에 있어 가장 어려운 시기가 될 것으로 예상했던 전문가들은 경기의 바닥이 3분기 이후에나 올 것으로 전망을 조정하고 있다. 프레드 후는 "개인적인 견해로 가장 낙관적인 예상은 4분기에나 바닥에서 벗어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싱가포르의 경우, 지난 2분기 GDP는 전년동기대비 0.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는 전분기보다 연율로 무려 10.7%나 줄어든 수치이며 이에 대해 싱가포르 정부는 이번 GDP 감소가 주요 생산품인 전자제품의 수출감소로 인해 예상보다 낙폭이 컸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오는 23일 2분기 GDP를 발표할 예정인 말레이시아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2%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일본의 1분기 GDP의 경우, 전분기 대비 0.1%, 연율로 0.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의 2분기 GDP는 오는 9월 7일 발표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아시아 국가들의 올해와 내년에 걸친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잇달아 하향조정되고 있다. HSBC는 싱가포르의 올 한해 GDP성장률 예상치를 3%에서 1.5%로 낮췄고 한국의 경우 3%에서 1.6%로, 말레이시아는 2.5%에서 1.8%로 각각 하향 조정했다.
HSBC는 또 중국과 인도를 제외할 경우 주요 아시아 국가들의 내년 GDP성장률은 3%를 넘지 못할 것으로 예상했다. 1년전만 하더라도 평균 성장률이 7%대에 달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는 큰 폭의 둔화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