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정부지 공사비'에 10년간 평균 8% 뛴 분양가…상승폭 커져
by이윤화 기자
2023.05.15 08:52:44
지난해 분양가 16% 급등해 최근 들어 상승률 가팔라
원자재, 인건비 치솟아 앞으로도 우상향 가능성 높아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아파트 분양가가 지난해부터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원자재값 상승으로 공사 단가가 올라 앞으로도 분양 가격 상승이 확실시된다. 이에 이미 분양에 들어간 곳들 중 ‘옛 가격’에 나온 아파트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더피알은 부동산R114 자료를 분석한 결과 최근 10년(2014년~2023년) 동안 아파트 분양가는 연평균 약 8.1%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15일 밝혔다. 2022년 16.0%, 2023년(5월까지 기준) 11.7% 뛰어 최근 2년 동안 오름세가 유독 가팔랐다.
반면 2021년(-6.0%), 2020년(0.7%)은 하락하거나 보합세를 기록했다. 해당기간 수도권 등 대부분 지역이 고분양가 관리지역으로 묶여 분양가 통제를 적용을 받는 아파트가 많았기 때문이다.
분양가는 앞으로도 더 상승할 것이 확실시된다. 우선 분양가 상한제 주택에 적용되는 기본형 건축비가 3월부터 ㎡당 194만3000원으로 올랐다. 건설자재 값과 노무비 인상 등에 따른 직접 공사비용 상승분이 반영된 것이다. 현장에서도 분양가 상승을 점치고 있다. 주택산업연구원이 주택사업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5월 분양가격 전망지수는 전월대비 9.1포인트 상승한 100.0로 나타났다.
부동산인포 권일 리서치 팀장은 “곳곳에서 사업주체와 시공사간에 공사비 갈등이 이어지는 것도 기존의 분양가로는 사업성이 나오지 않기 때문”이라며 “물가 상승률과 금융 비용을 감안했을 때 아파트 가격 상승은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연초 시장을 관망하던 수요자들도 분양가가 더 오르기 전에 청약에 나서고 있다. 이달 경기 용인, 광명 등에 나온 아파트는 전용면적 84㎡ 기준 분양가가 10억원을 돌파했지만 모두 청약 마감에 성공했다. 지방도 청주 ‘신영지웰 푸르지오 테크노폴리스 센트럴’ 1순위는 5월 평균 73.7대 1을 기록하며 후끈 달아올랐다.
분양이 가시권에 들어온 브랜드 아파트에도 관심이 높을 전망이다. 서울의 경우 동대문구 ‘청량리 7구역 롯데캐슬(가칭, 761가구)’, ‘래미안 라그란데(3069가구)’, 광진구 ‘구의역 롯데캐슬 이스트폴(1063가구)’ 등이 분양을 앞뒀다.
또한 분양을 진행 중인 아파트도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계약률이 오르고 있다. 전북 정읍에 분양중인 ‘정읍 푸르지오 더 퍼스트(707가구)’는 하루에도 수십명이 견본주택을 내방해 고객들의 관심이 꾸준하다. 정읍 첫 1군 브랜드 건설사 아파트로 앞서 진행한 청약에서는 정읍 역대 최다 접수 건수가 몰린 바 있다.
분양시장 관계자는 “일부 타입은 조기에 계약이 완료되었고 기존에 관망하던 수요자들이 향후 분양가가 더 오를 것이라는 시장 흐름이 확실시되자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지며 계약도 순조롭게 진행 중이라 분양 마감이 임박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수도권을 시작으로 부동산 지표가 개선되고 있는 점도 긍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5월 둘째 주 서울 용산구 아파트 매매가격이 지난주보다 0.01% 올라 약 11개월 만에 상승했고, 강남4구도 전주 대비 올랐다. 인천은 약 1년3개월 동안 이어온 하락을 멈추고 이번 주 보합(0%)으로 전환했다. 수원(0.05%), 광명(0.16%), 화성(0.14%), 평택(0.08%), 하남(0.15%) 등 경기권 다수도 상승세로 돌아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