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 오를수록 떨어지는 바이든 지지율

by장영은 기자
2022.01.13 09:36:27

미 퀴니피액대 조사 결과 국정지지율 33%
취임 2년차에 오바마·트럼프 임기말보다 낮아
코로나19 재확산·인플레이션 등으로 민심 돌아서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지지율이 30%대 초반까지 떨어졌다. 지속적으로 오르며 역대 최고치로 치솟고 있는 미국의 소비자 물가 상승률과 반대로 가는 모양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지율이 연일 하락세를 걷고 있다.(사진= AFP)


12일(이하 현지시간) 미 정치매체 더힐과 CNN방송 등은 미 퀴니피액대가 지난 7∼10일 전국 성인 1313명을 상대로 한 여론조사(오차범위 ±2.7%포인트) 결과를 인용해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33%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11월 퀴니피액대 조사(36%) 때보다 하락한 것으로, 최근 몇 달 동안 발표된 여론조사 때마다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은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고 더힐은 지적했다.

이제 고작 임기를 1년밖에 채우지 못한 대통령의 지지율이 임기 말 수준보다 낮은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오바마 전 대통령의 임기 말 지지율이 40~50%였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는 무당층 유권자들의 부정적인 응답이 지지율 하락에 큰 영향을 미쳤다. 지지 정당이 없는 응답자의 25%만이 바이든 대통령의 직무 수행에 찬성한다고 밝혔고, 57%는 찬성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민주당을 지지하는 사람 중에서도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은 지난 11월 87%에서 75%로 10%포인트 이상 크게 떨어졌다.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물가 상승과 코로나19 재확산 등으로 민심이 악화된 점이 꼽힌다. 그가 야심 차게 추진 중인 사회복지예산안인 ‘더 나은 미국 재건 법안’(Build Back Better Act)이 여당인 민주당 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며 처리가 지연되고 있는 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전체 응답자 중 57%는 바이든 대통령이 경제를 다루는 방식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으며, 54%는 외교 정책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의 강점으로 평가됐던 코로나19 사태 대처에 대해서도 55%가 불만을 나타냈다.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도가 지속 하락하는 것과는 별개로 중간 선거에 대한 유권자들의 입장이 팽팽하게 나타났다. 중간선거는 4년 임기의 미국 대통령 집권 2년 차에 실시되며, 올해 11월로 예정돼 있다.

중간선거에서 어떤 당이 하원에서 다수당이 되길 원하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43%는 공화당을, 42%는 민주당을 선택했다. 상원을 대상으로 한 질문에는 공화당이 45%, 민주당이 41%를 지지율을 얻었다.

현재 하원은 민주당이 공화당보다 의석수가 약간 많으며, 상원은 민주당(친민주당 성향 무소속 의원 포함)과 공화당이 50석씩 나눠 갖고 있다.

한편, 지난해 1월 취임한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은 취임 초반 56%(갤럽조사)를 기록했으나, 이후 코로나19 재확산과 더딘 경제회복, 인플레이션 고공행진 등으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민주당 내에서는 이 상황이 지속될 경우 중간 선거에서 공화당에 주도권을 빼앗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