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서울대병원 김나영 교수, '소화기질환에서의 성차의학' 출간

by이순용 기자
2021.04.28 09:18:51

남녀는 증상 표현이나 치료에 대한 반응 달라, 성차의학 통한 체계적 이해 필요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김나영 교수가 ‘소화기질환에서의 성차의학’(대한의학서적, 500P)을 출간했다.

여성과 남성의 차이는 호르몬이나 유전자에 의한 성(sex) 측면과 남녀로 태어나 사회적·문화적 역할에 의해 형성되는 차이인 젠더(gender) 측면으로 구별할 수 있다. 이 두가지는 상호 연관성을 갖고 질환의 발생에도 영향을 주는데, 성차의학(Sex/Gender-Specific Medicine)이란 여성과 남성의 차이를 의학적으로 연구하는 것이다.

사실 1980년대, 1990년대에 접어들어서야 의학 및 질환에 대한 진단과 치료가 남성 중심이라는 사실을 자각하게 됐고 그때부터 여성의 건강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실제로 남녀는 각 질환에서 증상의 표현이나 치료에 대한 반응이 다른 경우가 많은데, 이는 성호르몬이나 유전적 성향, 그리고 사회문화적 여건이 질환의 발생에 다양한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의학 연구들이 구체적인 발병 기전이나 치료 내용에 있어 남녀의 차이를 두지 않고 합쳐서 진행된 경우가 대부분이었으며, 그 결과 의대 교과서에도 각 질환에 대해서 평균적인 지식으로만 기술돼 왔다.

이러한 편향성을 지양하고 성차에 대한 관심과 체계적 연구를 위해 김나영 교수는 한국여성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젠더혁신연구센터와 공동연구를 진행해 왔고, 소화기질환의 기전 및 치료에 관한 성차의학을 소개하기 위해 도서 출간을 기획했다. 나아가 과학기술분야 연구에서 중요하게 대두되고 있는 젠더혁신(성 편향 문제를 없애고 성별 특성을 반영한 지식과 기술을 창출하는 과정)과 성차의학의 흐름에 따라 이에 근거한 진료역량을 높이고 남녀에 따른 맞춤요법과 이해를 향상하고자 성차의학 입문서를 펴냈다.



책의 구성은 ▲성차의학의 필요성, ▲소화기질환에 있어서의 성과 젠더의 차이, ▲식도, 위, 췌장, 간, 대장 등 소화기질환의 성차의학, ▲소아청소년과, 정신의학과, 약물학에서의 성차 및 성차 교육 경험 등을 다루며 성차에 대한 개념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있다.

특히 젠더혁신과 성차의학이 세계적으로 각광 받고 있는 요즘 남녀에서 차이가 나는 소화기질환에서의 성차를 제시했을 뿐만 아니라, 최근 진행하고 있는 동물실험 및 세포주 실험에서 발견한 대장암의 성차의학을 제시하는 등 새롭고 흥미로운 내용들도 다수 소개했다.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김나영 교수는 “‘소화기질환에서의 성차의학’은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정밀의학이나 맞춤요법 연구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개념인 만큼, 향후 다양한 의학자들에게 신선한 자극을 줄 수 있을 것”이라며 “남녀에 따른 각 질환을 이해하고 치료하는 체계적 연구를 통해 성차의학에 대한 이론과 지식이 계속해 깊이를 더하고 확장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소화기질환에서의 성차의학’은 전국 오프라인 서점 및 온라인 서점에서 구입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