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새와 들꽃이 춤추는 해변… 가을아 멈춰라!

by조선일보 기자
2009.10.08 11:38:00

짧게 걷는 ''제주올레'' 5

[조선일보 제공] 제주올레를 걸으면 제주 가을 풍경을 다 얻는다. 길 위에서 동무를 만나고, 들꽃을 만나고, 파도소리를 만난다. 걷는 방법도 간단하다. 사단법인 제주올레에서 그려 놓은 화살표를 따라가면 된다. 시계방향은 파란색, 시계 반대방향은 노란색 화살표나 리본으로 촘촘히 표시돼 있으니 따라가기만 하면 된다. 280㎞ 넘는 길이 열린 '제주 올레' 열네 개 코스 중 초보자가 쉽게 걸을 수 있는, 알토란 같은 짧은 코스 다섯 곳을 골라 소개한다. 문의 사단법인 제주올레 (064)739-0815· www.jejuolle.org



시흥초등학교에서 출발해 오름을 거쳐 바다로 평탄하게 이어진다. 종달리 해안도로에선 우도와 성산일출봉을 눈에 담으며 걷게 된다. '시흥 해녀의 집' 부근에선 우도가 손에 잡힐 듯 특히 가깝게 보인다.

▲ 제주올레 7코스, 돔베낭길에서 법환포구 가는 길. / 조선영상미디어

_ 제주시외버스터미널에서 '동일주' 버스를 타고 '종달리'에서 내린다. 제주국제공항~터미널은 100번 버스 이용.




서귀포시를 축으로, 동에서 서로 바다를 따라가는 올레. 폭포를 가장 많이 만날 수 있는 길이다. 물 깊은 쇠소깍을 출발해 정방폭포와 서귀포 시내를 통과하고, 이중섭 거주지와 천지연 폭포 위 산책로를 거쳐 외돌개까지 걷는다. 고(故) 이중섭 화백이 일본인 부인 및 두 아들과 함께 살던 '이중섭 미술관'에서 예술의 운치에 젖어도 좋겠다.

_ 제주공항에서 공항리무진을 타고 서귀포 KAL호텔에서 내린다.




외돌개를 출발해 법환포구와 제주 풍림리조트를 경유하는 해안 길. 올레를 미리 체험한 이들이 "꼭 한 군데 갈 계획이라면 가장 무난하다"고 꼽는 길이다. 특히 외돌개는 바다와 솔숲이 어우러져 서귀포에서도 절경으로 꼽히는 명소다. 억새와 들꽃이 만발한 길이어서 아기자기한 가을의 운치를 만끽할 수 있다. 제주도의 매력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작은 포구와 어촌, 보존이 잘 된 자연생태길인 '수봉로'도 지난다.

_ 제주공항에서 공항리무진 타고 서귀포 선비치호텔 앞 정류장에서 하차. 여기서 외돌개 주차장까지 택시로 기본요금 거리.



중문 하얏트 호텔에서 시작해 포구에서 끝나는 전형적인 제주 바닷길. 바다에 밀려 내려온 용암이 굳으면서 절경을 빚은 주상절리와 흐드러진 억새가 일품인 열리 해안길을 지난다. 해녀들만 다니던 거친 바위 길을 해병대의 도움을 받아 평평하게 고른 '해병대길'을 지나는 맛도 일품이다. 종점인 대평리는 자연과 어우러진 여유가 가득한 작은 마을. 안덕계곡 끝자락, 바다가 멀리 뻗어나간 넓은 들이라 하여 '난드르'라고도 불린다. 마을을 품은 군산오름은 기운 세 보인다.

_ 제주공항에서 공항리무진 타고 중문 하얏트 호텔에서 하차.






화순해수욕장에서 시작해 산방산 옆을 지나 송악산을 넘어 대정읍 하모리 해수욕장까지 이어진다. 산방산 입구에서 우리나라 가장 남쪽 산이자 분화구가 옴폭 파인 송악산을 넘는 길이 절정이다. 송악산 분화구 옆 정상에선 마라도와 가파도가 보이고 장쾌한 산방산과 환상적인 오름군(群)이 시야를 채운다. 송악산에서 바라보는 바다는 푸른 쪽빛. 멀리 태평양에서부터 밀려오는 파도가 연방 거품을 물고 들이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