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지속시 'L자'형 침체…불황 우려 수준”

by김윤지 기자
2020.03.23 08:45:07

유진투자증권 보고서
"美 3~4월 지표, 절벽 추락 불가피"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유진투자증권은 코로나19로 촉발된 글로벌 금융 시장의 위기는 경기 침체를 넘어 경기 불황을 우려해야 하는 수준이라고 판단했다. 코로나19 진정이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가 강타한 금융시장 불안의 핵심은 경기침체”라면서 “선진국 경제 마비가 계속되면 ‘L자형’ 침체가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

이 연구원은 일부 발표된 3월 미국 경제 지표에 대해 “단층적 침체국면에 진입했다”면서 “고용이 급격히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짚었다. 뉴욕과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제조업지수는 대폭 하락했고, 3월 13일 주간 신규 실업수당신청건수(initial claims)는 전주대비 7만건 증가한 28만건을 기록했다. 캘리포니아 주의 자택대피 명령에 이어 뉴욕, 일리노이, 코네티컷 주 등이 가세하며 미국 인구의 4분의 1인 7000만명의 경제활동이 마비됐다. GM, 포드, 크라이슬러 등 미국 3대 완성차 공장 가동도 중단됐다.



이 연구원은 고용과 소득의 큰 감소로 경기침체 기간이 길어지고 침체 폭이 확대되는 경기불황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그는 “미국 3-4월 경제지표는 단층적 절벽 양상의 추락이 불가피하다”면서 “3대 지표인 공급관리협회(ISM) 제조업 및 비제조업지수, 소매판매, 비농업취업자와 실업률 등의 가파른 악화는 불문가지”라고 예상했다.

관건은 코로나19 확산 진정에 있었다. 이 연구원은 “미국내 코로나19 감염 확산세가 장기화되면 미 재무부와 연준이 추진하고 있는 경기부양책과 금융완화정책이 경기침체와 금융불안을 잠재우지 못한다”면서 “아무리 재정지출 확대와 유동성 공급 확대정책을 추진하더라도 경제활동의 정상화 기대가 형성되지 못하면 경제주체와 금융시장의 불안을 해소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재 가장 필요한 정책은 보건당국에 강력한 권한을 주어 코로나19 확산을 차단하는 한국형 대책이라고 꼽았다. 이 연구원은 “이 와중에도 미 정부가 재선만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점은 큰 위험요인”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