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보경 기자
2013.05.19 17:37:14
OCI 공장건설 또 보류· 현대중공업 사업 철수
[이데일리 김보경 기자] 태양광 산업의 핵심 원료인 폴리실리콘의 가격이 재차 하락하면서 기업들의 투자보류와 사업철수가 다시 확산되고 있다.
20일 태양광 가격조사기관 PV인사이트에 따르면 5월 둘째 주 폴리실리콘의 가격은 kg당 16.29달러로 하락했다. 연초 15달러 초반에서 시작해 1분기 회복세를 이어가다가 지난 달 18.6달러까지 상승하면서 태양관 산업의 업황이 좋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하지만 다시 5주 연속 하락 16달러까지 내려오면서 가격이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폴리실리콘 제조 원가가 20달러 초반인 점을 고려하면 현 상황은 업체가 제품을 생산할수록 손해를 보는 구조다.
업계 관계자는 “신흥시장 수요 확대와 중국 반덤핑 관세 문제 등으로 폴리실리콘 가격이 한때 반등했지만 중국과 미국, 유럽의 힘겨루기로 반덤핑 관세 부과 결정이 연기되면서 다시 하락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국내 업체들의 추가적인 투자 보류· 철수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OCI(010060)는 지난 15일 “태양광 산업의 급격한 시황 변동 등 악화된 사업환경과 투자효율성을 고려해 잠정연기한, 폴리실리콘 제4 공장과 제 5 공장의 투자재개를 태양광 산업 업황이 회복되는 시점까지 계속 연기하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OCI는 2010년 12월에 태양광전지의 기초소재인 폴리실리콘 제조설비 증설을 위해 1조6000억원 규모를 투자해 제4공장을 투자키로 했었다. 이어 2011년 4월에는 1조8000억원을 투자해 제5공장 건설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OCI는 지난해 5월 유럽 재정위기 심화와 태양광 산업의 시황 변동 등으로 공장 투자를 한 차례 연기했고, 다시 투자 보류를 결정한 것이다.
현대중공업(009540)은 지난 7일 KCC와 합작해 설립한 폴리실리콘 제조업체 KAM의 지분을 모두 정리하고 사업에서 완전히 손을 뗐다. 폴리실리콘 사업 진출 5년 만의 철수로, KAM 지분 49% 전량을 무상소각해 1200억원 가량의 투자 손실을 입었다.
반면 한화케미칼(009830)은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이달 중으로 여수 산업단지에 1조원을 투자해 건설 중인 폴리실리콘 공장을 준공할 예정이다. 다음 달부터 시험생산 과정을 거쳐 내년 초부터는 폴리실리콘을 연간 1만t 규모로 생산할 계획이다. 한화케미칼의 이러한 투자는 태양관 산업이 바닥을 지나 내년 혹은 2015년부터 성장궤도에 재진입할 것이라는 각종 전망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한화케미칼 관계자는 “현재 태양광 산업이 구조조정 과정에 있지만 수요 회복으로 정상궤도에 올라서면 지속적으로 투자를 진행한 기업들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