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이학선 기자
2008.05.19 10:20:38
일괄 비용처리서 약정기간 따라 분배
이르면 2분기부터 적용
[이데일리 이학선기자] KTF(032390)가 마케팅 비용을 이월 분산처리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가입자 모집을 위해 쓴 돈이 매월 결산에 한꺼번에 반영되는 것을 막기 위해 여러 달에 걸쳐 나눠 처리하는 방식을 고민하는 것이다.
KTF는 19일 "가입자 의무약정 기간에 따라 비용을 나누어 인식하는 회계처리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의무약정제는 일정기간 동안 해지않는 것을 조건으로 휴대폰 보조금을 지급하는 제도다. KTF는 신규가입자가 24개월동안 해지하지 않겠다고 약속하면 최대 18만원의 보조금을 준다.
지난달의 경우 KTF 의무약정 가입자는 약 20만명으로, 이로 인해 KTF가 지급한 보조금은 최대 360억원으로 추정된다. 지금까지는 이렇게 지급한 돈을 해당월의 마케팅 비용으로 처리했으나, 앞으로는 약정기간으로 나누어 비용으로 인식하겠다는 게 KTF의 계획이다.
현재 SK텔레콤(017670)과 LG텔레콤(032640)은 의무사용 기간에 관계없이 휴대폰 보조금 지급시기에 전액을 비용으로 처리하고 있다. 반면 KTF는 회계법인의 최종검토를 거쳐 이르면 올해 2분기 실적부터 변경된 회계처리 방식을 적용할 예정이다.
KTF가 회계처리 방식을 바꾸려는 것은 손익계산서 등 재무제표에 나타나는 영업비용을 일시적이나마 줄여보겠다는 의도 때문으로 파악된다.
예를 들어 지난달 실제 지급한 돈이 360억원이라면 변경된 회계처리 방식 하에서는 관련 영업비용으로 15억원(360억원/24개월)만 기록하면 된다.
회사 입장에선 공격적으로 가입자를 유치하는 바람에 과도한 마케팅 비용 지출이 있을 경우 투자자 등 외부의 우려나 불만을 다소 누그러뜨릴 수 있다는 효과를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물론 해당월에 반영되지 않은 비용은 여러 기간에 걸쳐 전액 비용으로 처리된다. 때론 가입자가 많이 늘지 않은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회계상으로는 영업비용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보일 수도 있다. 한꺼번에 비용으로 반영하던 것을 여러 기간으로 나눈 것에 불과해 나중에 그 부담이 고스란히 전가되는 것이다. 일종의 고육지책이다.
한편, KTF는 올해 1분기 가입자 유치 등을 위해 마케팅비용으로 4603억원을 썼다. SK텔레콤과 LG텔레콤의 마케팅비용이 전분기에 비해 각각 10.2%, 9.1% 감소한 것과 달리 KTF는 7.0% 증가했다.
이에 따라 영업이익률은 6.3%로 전기대비 2.5%포인트 떨어졌다. KTF가 100% 출자한 유통자회사인 KTF M&S가 약 290억원의 손실(지분법)을 본 것을 감안하면 실질적 영업이익률은 4.3%로 줄어든다.
다만 KTF M&S의 손실액은 지분법 적용을 받아 영업외손익으로 잡혔다. 영업손익에는 반영이 안되고 당기순손익에만 영향을 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