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지검, 김 여사 소환조사 총장에 '사후통보'…'패싱' 논란
by최오현 기자
2024.07.21 14:41:13
중앙지검, 전날 김 여사 비공개·외부공간 소환조사
조사 여부 및 과정 검찰총장에 사후 보고
이원석 총장 강조해온 '성역 없는 조사' 불협화음
대검 "총장, 이 상황 깊이 고민 중"
[이데일리 최오현 기자] 서울중앙지검이 윤석열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를 대면 조사한다는 사실을 대검찰청에 사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사건 수사에서 대검과 검찰총장 ‘패싱’ 논란이 불거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지난달 16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한·캄보디아 정상회담 공식오찬을 마친 후 훈 마넷 캄보디아 총리, 뺏 짠모니 총리 배우자와 환담 후 이동하며 각 나라의 전통의상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사진=뉴스1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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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은 전날 오후 1시 30분부터 김 여사를 관할 내 보안청사로 소환해 조사하면서 이 같은 사실을 대검에 사전에 보고하지 않았다. 대검 관계자는 “김 여사 조사 과정에 대해서는 검찰총장 및 대검 간부 누구도 보고받지 못했다”며 “조사가 끝나는 시점에 중앙지검에서 대검에 사후 통보를 했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검은 이날 새벽 1시 20분께까지 김 여사를 조사했는데, 조사가 끝나갈 무렵인 자정에 가까운 시각에 대검에 조사 사실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선청에서 반부패 수사를 할 경우 통상 총장 보고·대검 협의가 이뤄진다. 하지만 유례없는 현직 대통령 영부인 대면 조사에 대해 검찰이 선(先)시행하고, 후(後)보고한 것을 두고 일각에선 대검과 서울중앙지검 수사팀 사이에 갈등이 불거질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과 관련해서는 이원석 검찰 총장의 수사지휘권이 배제된 상태라고 하더라도, 명품가방 수수 혐의에 대해선 검찰 총장에게 보고 의무가 있기 때문이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의 경우 2020년 당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당시 윤석열 검찰 총장의 수사 지휘권을 배제하면서 아직까지 회복되지 않았다.
특히 이 총장은 그간 김 여사 수사와 관련해 “성역은 없다”며 소환 조사에 강한 의지를 공개적으로 표명해왔다. 이와 관련 대검 관계자는 “검찰총장이 이 상황에 대해 깊이 고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총장이 이같은 비공개·기습 소환 조사에 불쾌감을 표시한 것이란 풀이가 나온다.
한편 서울중앙지검은 김 여사를 소환해 전날 오후부터 이날 새벽까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과 명품 가방 수수에 관한 대면 조사를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