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 코로나' 먼저 시행한 일본…첫 주말 풍경은

by방성훈 기자
2021.10.04 15:42:46

日언론들 "도쿄 등 주요 관광지·번화가 인파로 가득"
신규 확진 2달만에 10분의 1 '뚝'…1일 긴급사태 해제
높은 백신 접종률 덕분…2차 접종률 60% 육박
겨울철 앞두고 감염 재확산 우려·불안도 여전

일본 시민들이 번화가를 걷고 있다.(사진=AFP)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한국보다 먼저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를 시행한 일본의 첫 주말, 전국 주요 관광지 및 번화가들이 사람들로 북적였다고 NHK방송, 요미우리신문 등 일본 언론들이 4일 보도했다.

일본은 올해 4월초 첫 긴급사태 발령 이후 약 6개월 동안 대부분의 지역에서 이동을 제한했다. 하지만 최근 신규 확진자 수가 급감하자 지난 1일부터 긴급사태를 전면 해제하고 위드 코로나에 돌입했다. 2일 기준 일본 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하루 1246명으로, 도쿄올림픽 개최 당시였던 지난 8월 하루 2만명대 대비 10분의 1 이하를 기록했다.

일본 언론들에 따르면 지난 2~3일 일본 각지의 술집, 레스토랑, 게임장 등에는 오랜만에 외출한 사람들로 가득 찼다. 또 시민들 대부분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있었다.

특히 수도인 도쿄의 주요 번화가는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였다. 밀폐 공간 내 감염 우려로 오후 8시까지였던 영업시간 제한 조치가 해제되면서 각 식당엔 입장을 기다리는 손님들이 길게 줄을 섰다.

이는 식당 내 주류 판매가 다시 허용된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도쿄에서 레스토랑 매니저로 일하는 시게코 유카와(57)는 로이터통신에 “그동안 음식만 판매했다. 식당에서 술을 판매하지 않는 것은 고객이 없다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두 달 만에 영업을 정상화한 기쁨을 전했다.

통신업체 NTT도코모의 모바일 공간 통계자료를 분석한 결과 2일 밤 12시 최대 번화가인 긴자의 인파는 일주일 전인 지난달 25일보다 8% 증가했다. 앞서 같은날 오후 3시에는 팬데믹(대유행) 이전인 작년 1월 휴일 평균보다 9.7%나 많았던 것으로 집계됐다.



도쿄의 다른 번화가도 사람들로 북적였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우에노의 2일 정오 기준 인파는 일주일 전보다 12% 늘었으며, 아사쿠사 10%, 시부야와 긴자·이케부쿠로도 각각 4~6% 증가했다.

공항도 북새통을 이뤘다. 지난 1일 태풍 민들레 영향으로 날씨가 좋지 않았지만 하네다 공항은 여행객들로 북적였다. 일본항공에 따르면 9월 초반 5000명대에 머물렀던 국내선 하루 예약건수는 9월말 5만명으로 10배 가량 급증했다.

입장 인원을 5000명에서 1만명으로 늘린 도쿄 디즈니랜드, 오사카 유니버설스튜디오 등 주요 관광지엔 아침부터 사람이 몰렸다.

일본 주요 기업들은 주말에 앞서 각 대학 졸업생들을 대상으로 내년 봄 신입사원 채용을 본격 추진하기 시작했다. 아울러 사무실 출근 제한을 완화하거나 출장을 재개하는 방안도 검토하기 시작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전했다.

일본의 위드 코로나 시행은 높은 백신 접종률 덕분으로 풀이된다. 9월 30일 기준 전체 인구대비 1차 접종을 마친 비율은 70.4%, 2차 접종은 59.8%에 달한다.

다만 겨울철을 앞두고 있는 만큼 재확산에 대한 경계감을 늦춰선 안된다고 공중보건 전문가들은 경고했다. 각 지방자치단체장들 역시 2일 온라인회의를 개최하고 여섯 번째 대유행 가능성에 대비한 대책을 논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