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미안하다 말하기도 부끄러워"..평택항 닮은 부산항 참사
by박지혜 기자
2021.05.25 09:48:45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 지난 23일 부산 신항 한 물류센터에서 근로자가 지게차에 깔려 숨진 사고와 관련해 “고개를 들 수 없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25일 페이스북에 “부산 신항 물류센터에서 30대 노동자가 지게차에 깔려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며 “평택항 이선호 씨의 비보와 너무나 꼭 닮은 사고 앞에 참담함을 느낀다”고 운을 뗐다.
이어 “이런 불행이 벌써 몇 번째인지 헤아리기도 어렵다”며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지난 23일 낮 12시 15분께 경남 창원시 진해구 부산 신항 웅동배후단지 한 물류센터에서 귀가하던 A(37) 씨가 후진하는 42t 지게차 뒷바퀴에 깔려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A 씨는 부산 감천지부 소속이지만, 이날 하루 일용직으로 현장에서 일한 뒤 귀가하다가 변을 당했다.
| 지게차 사망사고 발생한 부산신항 물류센터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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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항운노동조합은 이와 관련해 당시 사고 현장에 신호수 등 안전관리 책임자가 배치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또 근로자들에게 안전모와 안전화 등 안전장구가 지급되지 않아 늘 사고 위험에 노출돼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회사 관계자는 “현장에 안전 관리 책임자가 있지만, 점심때인 사고 당시에는 휴식 시간이었기 때문에 현장에 없었던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또 “근로자들로부터 안전장구 지급 요청이 없었고, 안전모 등은 근로자들이 가지고 다닌다”면서 “상용직의 경우 조회 때마다 안전장구 착용 여부를 점검하지만, 일용직은 그렇게 못한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이러한 사측 해명에 “틀렸다”며 “안전관리자가 없었다면 지게차 운행 또한 중지했어야 한다. 작업 과정에 위법한 사항이 없었는지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런 일이 되풀이되고 있는데 대해 고개를 들 수 없다. 이제 미안하다, 죄송하다는 말씀 드리기도 부끄럽다”며 “바꾸겠다. 노동자가 무참히 생명을 잃는 현장에 산업도, 경영도, 미래도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노동자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하겠다”며 “노동자의 산재 사고를 막기 위한 중대재해처벌법이 제 역할을 하도록 만들겠다. 시행령을 강화해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거듭 “미안하다”고 사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