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준희 "존경 받는 기업인보다 존경 받는 기업되기 위해 노력"

by권오석 기자
2019.09.15 15:48:08

[중기부 선정, 존경 받는 기업인]조준희 이노시뮬레이션 대표
가상현실(VR) 기반 산업용 시뮬레이터 공급
우리사주조합 결성 등 성과 공유 통해 존경 받는 기업인 이름 올려
"고난이도 기술 필요해 섣불리 뛰어들지 못하는 분야"

(사진=이노시뮬레이션)
[이데일리 권오석 기자] “존경 받는 기업인이 아니라 존경받는 기업이 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11일 서울 상암동 사무실에서 만난 조준희(사진) 이노시뮬레이션 대표이사. 조 대표는 지난 7월 중소벤처기업부가 선정한 ‘존경받는 기업인’ 10인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조 대표는 “타이틀이 주는 무게감이 상당하다”며 “존경 받는 기업인 보다는 이노시뮬레이션이 존경받는 기업이 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2000년 설립된 이노시뮬레이션은 가상현실(VR) 기반 시뮬레이터를 공급하는 업체다. △연구개발 목적 시뮬레이터(첨단 차량, 열차 시뮬레이션 등) △가상 훈련 시스템(국방·소방) △VR 운동플랫폼 등 크게 3가지 카테고리의 사업 부문을 영위하고 있다. 주로 자동차·기차·중장비 등 산업용 시뮬레이터에 특화해 국내 대기업과 정부 기관에 납품하고 있다. 조 대표는 “가상현실 환경에서는 다양한 체험이 가능하다. 영상, 음향, 모션 등을 통해 인체 오감을 자극해 재현해내는 기술”이라며 “국방이나 항공 우주, 일반 산업체에도 쓰일 수 있으며 제조업, 엔터테인먼트, 의료 등 다양한 사업으로 확장과 전이가 가능한 아이템”이라고 설명했다.

대표적으로, 한국도로공사 도로교통연구원에 납품하는 고성능 자동차 주행 시뮬레이터를 예로 들 수 있다. 농구장 두 개 크기의 공간에서 자동차를 주행하면서 느끼는 운동감이나 운전할 때 느끼는 조작감을 가상현실에서 느끼도록 했다. 구(球) 형태의 돔 안에 스크린을 설치해 영상을 띄우고, 돔을 받치는 바닥에는 레일을 설치해 큰 공간을 움직이도록 해, 마치 도로 운전 중 차선을 변경하면 시뮬레이터도 똑같은 속도로 움직여주는 것처럼 현실감을 구현했다.

교통안전공단에 있는 돔 시뮬레이터. (사진=이노시뮬레이션)
조 대표는 “차세대 첨단 차량이 도로를 달리게 되면, 도로 운영 측면에서 안전을 테스트하는 게 중요하다”며 “시운전은 예산이 많이 소요되기에 시뮬레이터를 통해 더 안전하게 테스트를 할 수 있다”고 했다. 이외에도 KTX 고속 열차 기관사들 역시 이노시뮬레이션이 만든 시뮬레이터를 통해 연습을 하고 면허 시험도 치른다고 한다. 이런 시뮬레이터 시스템은 중국·독일 등 약 18개 국가에 수출 중이다.



최근에는 축구나 농구 등 스포츠를 학교 교실에서 체험할 수 있는 가상 스포츠 교실 시뮬레이터를 만들어 전국 20개 초등학교에 보급했다. 오는 2023년까지 전국 6000개 초등학교에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삼성전자와 가상현실 모션체어를 만들어 80여개 국가에 수출하고 있다.

조 대표는 “다른 회사는 영상, 음향 등 부분적인 것을 만들지만 우리는 시뮬레이터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턴키’(일괄 생산) 형식으로 완성형 제품으로 생산한다. 이것이 차별점”이라며 “하드웨어의 경우 고난이도의 제어 시스템을 갖춰야 하며 상당히 전문적인 지식과 수학적 모델링이 필요하기 때문에 섣불리 뛰어들 수 없는 분야”라고 했다.

현대로템 전동차시뮬레이터. (사진=이노시뮬레이션)
그런 조 대표는 ‘꿈과 즐거움이 있는 일터’라는 경영 철학을 바탕으로 지난해에는 임금인상률이 8.2%였고, 올해는 12.1% 수준으로 정할 예정이다. 여기에 순이익 10% 수준에서 개인·본부별 성과에 따라 성과급을 지급하고 2017년에는 우리사주조합을 결성해 56명의 조합원에 20만 주를 부여했다. 사내 고급 인력을 외부로 유출하지 않기 위함이다. 이러한 사내 성과 공유 제도를 높이 평가 받은 조 대표는 존경 받는 기업인에 선정될 수 있었다고 한다.

조 대표는 “VR 기술이 크고 무겁고 비싸고 불편한 시스템일 수 있다. 이 때문에 가상현실 기술의 장점을 활용해 고성능의 컴팩트한 VR 모션 시트를 개발 중이며 실내에서도 현실감 높은 체험이 가능하게 될 것”이라며 “시장이 이제 막 움직이기 시작했기 때문에 향후 적극적으로 가상·증강현실 시장에 우리의 기술을 담아 여타 다른 산업 부문에 공급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