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中부동산]③기업·교민들도 `한겨울 오나` 걱정

by윤도진 기자
2011.11.28 11:30:00

[상하이=이데일리 윤도진 특파원] 중국 부동산 시장이 급랭하게되면 현지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도 충격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시장 활황에 기대 이익이 보장되는 개발사업이나 부동산 투자를 현지화의 한축으로 삼았던 전략을 수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중국 현지에 진출해 있는 상당수 한국 대기업들은 각각의 주력사업 외에도 사옥 건설 등 부동산 개발사업을 진행해왔다. 현대차 SK 포스코 LG 등이 이미 베이징에 직접 짓거나 매입한 사옥을 각각 보유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삼성그룹도 베이징에 부지를 매입해 중국과 아시아 전체를 총괄하는 헤드쿼터로 활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해마다 10%를 웃돌았던 고도성장의 시기, 중국 경제와 함께 부동산 시장이 활황을 지속하면서 토지와 주택에 선투자한 기업과 교민들은 적잖은 수익을 올렸다. 이를 통해 사업을 확장한 경우도 많았다. 상하이 소재 한 대기업 임원은 "그룹 사업이 여려영역에 걸져 있지만 현지에 진출하면서 사옥을 짓거나 오피스 용지 등을 불하받아 개발사업을 진행하는 것이 안정적으로 현지 자산을 늘리는 방편"이라고 설명했다.



SK그룹의 경우 지난 8월 상하이 노른자위 땅인 엑스포 단지 개발구역에서 7000억원 규모의 대형 개발사업을 확정짓는 등 부동산 분야에 적극적이다. 에너지, 이동통신 등 규제산업에 치우친 그룹의 주력산업을 보완하기 위한 방편이다. SK차이나는 쓰촨성 청두에서도 미디어 클러스터 조성사업을 추진중이다.

이처럼 부동산 사업이 주력사업의 바람막이가 되고 있기 때문에 시장 침체는 한국 기업들에게도 달갑지 않다. 이는 현지 자영업자 등 교민들에게도 마찬가지다. 상하이에서 8년째 거주중인 한 중소 물류업체 사장은 "사업자금이 부족해 5년전 투자했던 아파트를 팔려 했는데 내놓은 가격에 사려는 사람이 없다"고 털어놨다. 부동산과 주식 등 자산가격 하락은 투자심리와 소비활동을 위축시키기 때문에 기업과 교민들의 경제활동에 부정적일 수 밖에 없다.

한편에선 이 같은 부동산 시장의 한파가 일시적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상하이 인근에서 주택 분양사업을 하고 있는 한 국내 건설업체 대표는 "중국은 대도시를 중심으로 여전히 실수요층이 두텁다"며 "최근 집값이 빠지는 건 이들이 관망세를 보이기 때문인 만큼 고비만 넘기면 다시 시장이 살아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