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임현옥 기자
2008.02.12 10:45:58
미 경기후퇴·고임금이 원인
몇몇 기업은 임금 삭감, 구조조정 검토
장기적으로 아웃소싱 늘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
[이데일리 임현옥기자] 우수한 기술과 인력으로 세계 IT 시장을 주름잡고 있는 인도 IT 산업이 미국의 경기후퇴(recession)와 치솟는 임금으로 인해 한동안 고전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경제가 흔들리면서 각 기업이 비용 절감을 위해 IT에 대한 소비를 줄이고 있어 인도 IT 산업이 큰 타격을 받고 있다.
인도 경제지 더 이코노믹 타임스는 12일(현지시간) 포천 선정 500대 기업과 그외 기업이 IT에 대한 예산을 줄이고 있으며 신규 시스템 투자도 미룰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비즈니스위크도 11일 인도 기술 관련 기업은 유럽, 호주, 아시아 등으로 시장을 넓히려고 애를 쓰고 있지만 여전히 가장 큰 시장은 미국이라며, 인도 IT 기업은 미국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인도 IT 기업인 HCL 테크놀로지의 비닛 나야르 최고경영자(CEO)는 더 이코노믹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경기침체가 IT 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아직 확질하지 않지만 은행, 신용카드, 모기지와 관련된 IT 예산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런 침울한 상황 속에서 인도의 굵직한 IT 기업은 이미 임금 삭감과 구조조정을 검토하고 있다.
인도 최대 소프트웨어 기업인 타타 컨설턴시 서비스(TCS)는 2월부터 1.5~2.0%의 임금 삭감을 검토 중이다.
IBM도 인도 엔지니어 700명을 해고할 것으로 보인다.
인도 IT 기업의 실적도 점차 줄어들고 있다. 비즈니스위크에 따르면 TCS의 성장률은 2006년 35%에서 2007년 20%로 감소했다.
그동안 인도 IT 산업을 이끄는 핵심 동력은 고학력, 저임금의 고급인력이었다.
IT 기업은 그동안 우수한 인재를 붙잡기 위해 매년 12~15%씩 임금을 인상해 왔다.
하지만 세계 경제가 흔들리며 각 기업이 IT 예산을 줄이는 상황에서 엔지니어의 높은 몸값은 IT 기업에게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한때 인력이 부족해 말 그래도 `부르는 게 몸값`이었던 엔지니어들은 이제 반대의 상황에 직면, 해고와 임금 삭감의 위기를 극복해야 할 입장에 처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긍정적인 시각도 제기되고 있다.
IT 기업은 현재의 구조조정과 비용 절감으로 내실을 다지고 그동안 소홀해 왔던 인도 내수 시장으로 눈을 돌리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한 미국 경기침체로 각 기업이 IT 산업을 아웃소싱하려는 노력도 활발하게 이루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인포시스의 크리스 고팔라크리쉬난 대표는 비즈니스위크와의 인터뷰를 통해 "결국 미국 기업은 더 많은 아웃소싱을 하게 될 것이라며 우리는 더 많은 인재를 고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더 이코노믹 타임스도 각 기업이 장기적인 비용 절감을 고려해 아웃소싱을 시도함으로써 올해 IT 분야 아웃소싱 성장률은 7% 이를 것이라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