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정재호 기자
2014.06.25 09:40:34
[이데일리 e뉴스 정재호 기자] 동부전선 일반전초(GOP) 총기난사 사고를 일으킨 임모 병장의 자살 시도 순간 탈영병 아버지의 절규가 속속 드러나면서 보는 이들의 심금을 울리고 있다.
임 병장의 자살 시도 당시 이를 말리기 위한 탈영병 아버지의 외침이 언론에 재구성돼 생생하게 전달되고 있다.
동부전선 GOP 총기난사 이후 43시간 동안 사실 임 병장의 심경에는 상당한 변화가 있었고 특히 아버지의 눈물에 찬 호소와 설득이 주효했던 것으로 보인다.
목격자들의 진술을 토대로 각종 언론들이 재구성한 사건 현장상황을 종합해보면 일단 임 병장이 군과 대치에 들어간 생포 당일 오전 8시40분에 포위망이 좁혀오자 울먹이면서 아버지와 통화하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뒤이어 오전 11시25분 임 병장의 부모가 “심정이 무너진다. 그만두고 자수를 해라”고 권유했다. 그러나 임 병장은 “어차피 엄청난 일을 저질렀는데 돌아가면 사형이 아니겠나. 나갈 수가 없다”고 말했다.
오후 2시30분에는 종이와 펜을 달라고 했다. 이른바 ‘탈영병 유서’로 임 병장은 심경을 적어서 전달했다.
그로부터 불과 25분 뒤 중대한 상황을 맞는다. 현장 목격자들에 따르면 탈영병 아버지는 자살시도 순간 아들에게 “하지 마. 다시 시작할 수 있다”고 절규했다.
그러나 임 병장은 “다 끝났다”고 말한 뒤 방아쇠를 당겼고 그 자리에 고꾸라졌던 것으로 전해졌다.
24일 SBS ‘모닝와이드’가 다룬 동부전선 GOP 총기난사 사고의 43시간에서는 탈영병 아버지의 절규와 한탄이 보다 자세하게 소개됐다.
탈영병 아버지는 한 차례 교전이 일어날 당시 군인들과 실랑이를 벌이며 “내 아들 죽이겠다는 거 아니냐. 여기서 종지부를 찍겠다는 건 거기서 상황 종료하려는 거 아니야”라고 소리쳤다.
이어서 “우리 아들 있는 데까지 최대한 가까이 가야겠다. 난 죽어도 상관없다. 내가 들어간다고 해서 나한테 총질할 것은 아니지 않느냐”며 “무슨 내 안전을 따지고 있냐 이 마당에”라고 덧붙였다.
또 임 병장 아버지는 아들의 이런 행동에는 다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9월에 제대고 7월에 휴가 잡혀있고 9월에 (말년) 휴가 나온다. 20일 휴가 나올 게 있다”면서 “그런 놈이 저런 일을 저지를 때는 다 이유가 있는 것 아니냐”고 호소했다.
한편 임 병장은 자살시도 후 강릉 아산병원으로 옮겨져 수술을 마친 상태로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