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선거전문가`에 기업전략 맡긴다
by김유성 기자
2014.03.04 09:50:59
사티아 나델라 CEO, 마크 펜 부사장을 CSO로 임명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세계최대 소프트웨어 업체 마이크로소프트(MS)가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 힐러리 클린턴 전 상원의원 등의 선거운동 캠프에서 활약했던 선거 전문가를 최고전략책임자(CSO)로 임명했다. CSO는 말 그대로 회사 전략과 비전을 책임지는 자리다.
지난달 스티브 발머에 이어 새 마이크로소프트(MS) 최고경영자(CEO)에 오른 사티아 나델라는 3일(현지시간) 사내 공지를 통해 마크 펜(60·사진) 부사장을 CSO로 임명한다고 밝혔다. 더불어 고위 임원들에 대한 물갈이 사실도 알렸다. 이번 인사는 나델라 CEO가 취임한지 4주만에 이뤄진 첫 인사다.
향후 MS 전략을 책임질 펜 CSO는 2012년 MS 입사 전까지 홍보업체 버슨-마스텔러의 CEO를 맡았다. 그는 MS 입사 이후 광고 및 전략 담당 부사장을 맡았다.
그 이전에는 힐러리 클린턴의 선거캠프(2008년)에서 선거운동본부 책임자로 일했다. 또한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 선거 캠프에서도 전략 분석과 홍보 업무를 담당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펜이 전략업무에서만 20년 가까이 경험을 쌓았다고 전했다.
그는 MS에 입사한후 구글을 직접 겨냥한 마케팅을 선보여 주목 받았다. 펜 CSO는 구글 지메일, 검색 서비스 등이 고객들의 사생활을 어떻게 침해하는지 알리는 사이트 ‘스크루글드(Scroogled)’를 운영하며 반(反) 구글 켐페인을 펼쳤다.
주요 외신들은 그가 시장을 분석하고 회사 전략을 수립하는 한편 정치권과의 관계를 원활히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그가 이전에 맡았던 광고 마케팅 업무는 크리스 카포셀라 부사장이 최고마케팅책임자(CMO)로 임명돼 담당한다. 분산돼 있던 MS의 마케팅·광고 기능이 카포셀라 부사장 산하로 일원화된 셈이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펜 CSO가 홍보 등에는 능숙하지만 전체적인 기업전략을 담당하기에는 다소 부족한 감이 있다고 평가했다. 기업 주가를 올리고 이미지를 관리하기에는 능력이 검증되지 않았다는 뜻이다. 포브스는 펜 CSO가 본업을 찾아 2016년 대통령 선거 캠프에 합류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MS에서 사업 개발을 담당했던 토니 베이츠 부사장은 퇴진했다. 마케팅 담당이었던 타미 렐러 부사장도 카포셀라 부사장에게 업무를 인계하고 수개월 내 회사를 떠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