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정남 기자
2011.12.15 10:56:15
종기원처럼 미래기술 개발 전념하는 SW센터 신설
`SW 본토` 미국에 MSC 아메리카 설립
구글 출신 데이비 은 부사장 영입 등 콘텐츠 강화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삼성전자가 소프트웨어 개발을 전담하는 조직을 만들었다. 당장 상용기술에 매진하기보다는 한 세대 앞선 선행기술을 연구하면서 `뿌리`를 튼튼히 하겠다는 포석이다.
이건희 삼성 회장은 지난 7월 구글이 모토로라를 인수하겠다고 밝힌 직후 "소프트기술을 악착같이 배워서 반드시 확보해야 한다"는 특명을 내린 바 있다.
15일 삼성전자(005930)는 기존 DMC연구소 내에 소프트웨어센터를 신설하고, 초대 센터장에 김기호 DMC연구소장 부사장을 선임했다고 밝혔다.
소프트웨어센터는 삼성전자의 종합기술원처럼 소프트웨어와 관련해 중장기 프로젝트를 발굴하고 선행기술을 개발하는 조직이다.
미디어솔루션센터(MSC)와 각 사업부에 퍼져 있던 소프트웨어담당 `S직군`들이 가까운 미래를 위한 실행조직이라면, 소프트웨어센터는 먼 미래를 보는 연구개발조직이다.
센터장인 김 부사장도 줄곧 종합기술원에 몸담았던 기술통이다. 기술을 대하는 시야가 넓다는 게 삼성 안팎의 설명이다.
삼성 한 관계자는 "종합기술원 같은 조직이 생기면서 소프트웨어도 하드웨어처럼 개발 체계가 갖춰지게 됐다"면서 "소프트웨어센터를 통해 DMC연구소 내에 흩어져 있던 관련인력을 모으고 증원도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자존심과도 같은 하드웨어보다 소프트웨어를 중심에 놓겠다고 선언한 것"이라면서 "삼성 특유의 속도전이 여실히 드러난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실리콘밸리에 소프트웨어 콘텐츠와 서비스 관리 조직인 `MSC 아메리카(MSCA)`를 설립한 것도 눈에 띈다. 국내에 MSC 조직과 별도로 소프트웨어의 본거지인 미국에서도 제2의 MSC를 설립한 것이다.
국내외 소프트웨어 관련 인재 영입도 더욱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콘텐츠 강화를 위해 AOL 미디어&스튜디오부문 사장을 역임했던 데이비드 은씨를 부사장으로 영입한 것이 그 신호탄이라는 분석이다.
데이비드 은 부사장은 구글 재직 때 유튜브 인수를 주도한 미디어 전문가다. 영입 이후 스마트TV 등 가전의 소프트웨어 역량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고 삼성전자는 전했다.
지난 13일 있었던 임원인사에서도 소프트웨어 인력들이 대거 승진했다. 삼성전자 전체 승진자인 226명의 10%가 넘는 24명이 소프트웨어 인력이었다. 7일 사장단 인사에서는 이철환 무선사업부 개발실장이 소프트웨어 전문가로는 처음으로 사장급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