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中부동산]②중국發 `서브프라임` 올까

by안혜신 기자
2011.11.28 11:15:00

中 부동산 붕괴, 美 서브프라임 때와는 차이
부동산 비중 높은 中 경제 특성상 후폭풍 우려

[이데일리 안혜신 기자] 중국 부동산 시장 냉각은 이제 더 이상 중국 내부만의 문제가 아니다. 세계 경제 성장을 견인했던 중국 경제가 부동산 한파로 흔들릴 조짐을 보이면서 전 세계가 불안한 시선으로 중국을 바라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부동산 붕괴에서 촉발된 일명 `중국발 서브프라임` 사태가 전 세계를 덮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중국 부동산 시장의 급랭에 전문가들이 우려의 시선을 던지는 이유는 이에 따른 파급효과를 가늠할 수 없기 때문이다. 중국 경제 부동산 시장 의존도는 지난해 기준 전체의 13%를 차지할 정도로 높다. 최악의 경우 부동산 시장 냉각이 중국 전체 경제를 뒤흔들 수 있다는 소리다.



▲ 중국 100개 도시 월간 부동산 가격 변동율 (출처: 월스트리트저널)
물론 아직까지는 중국 부동산 시장 냉각이 지난 2008년 미국에서 발발, 금융위기를 촉발시킨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처럼 전 세계를 뒤흔들만한 폭발력을 불러올 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기본적으로 중국 부동산 시장 버블이 실수요를 바탕으로 형성됐다는 점이 가장 큰 이유다. 게다가 중국에는 서브프라임 사태를 야기했던 복잡한 부동산 파생상품도 없다. 미국 부동산 버블이 실수요는 없는 상황에서 레버러지를 일으켜 부동산 파생상품을 사고 팔면서 발생했고 따라서 한 순간에 꺼져버렸던 것과는 차이가 있다.
 
부동산 구매에 대출보다는 현금을 선호하는 중국 사람들의 특성도 이러한 견해를 뒷받침해준다. 중국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주택담보대출 비중은 15%에 불과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계가 중국에 우려섞인 시선을 던지고 있는 이유는 간단하다. 현재 중국 경제가 전 세계 경제를 이끌어 가고 있는 성장 동력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유럽과 미국 두 선진국이 재정적자 문제로 신음하고 있고, 리먼 브러더스 사태 이후 맷집이 약해진 세계 경제에 중국이 또 다른 충격파를 가하게 될 경우 세계 경제는 이를 이겨낼 수 있는 내성이 없다. 

현재 베이징과 상하이 등 중국 대도시를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는 주택가격 하락이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지방 대도시로까지 확대된다면 문제는 심각해진다. 중국 전체 경제에서 부동산 관련 산업 비중은 4분의 1이나 된다. 전문가들은 중국 부동산 가격이 30%까지 하락한다면 중국 경제 경착륙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제임스 놀트 세계정책연구소 선임 연구원은 "부동산 시장 붕괴에서 촉발된 중국 경제 성장 둔화는 이미 지난 금융위기에서 완벽하게 회복되지 못한 전 세계 금융 시스템에 또 하나의 예상치 못했던 충격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 부동산 시장의 거품이 서서히 제거되느냐, 아니면 한순간에 터져버리느냐에 따라 중국은 물론 세계 경제의 향방이 달라질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